▲ 향토문화와 문화예술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신태성 단장
신태성(73) 단장은 국악에 대해 젊은 사람 못지않은 남다른 열의가 있었다.
현재 (사)한국국악협회 당진군부지부장, 국압협회 당진군민요분과위원장, 아리랑 봉사단 단장으로서 향토문화발전과 보존계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당진군 사회복지기관 등에 방문하여 장구와 민요지도를 하며, 어둡고 소외된 이들에게 활기찬 희망과 꿈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여러 차례 민요경창대회 수상 및 우수봉사단 표창과 최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이 그의 뛰어난 실력과 값진 노력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진정한 고수(북이나 장구를 치는 사람)였다. 그 소리를 지면에 담아낼 수 없는 안타까움을 뒤로한 채 그의 소박한 삶을 담아내고자 한다.

손하경 기자 sarang418@hanmail.net





희미했던 삶에 비춰진 ‘밝은 생명의 불빛’

그는 이미 15년 전, 다시 태어난 몸이라 한다. 3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던 그가,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은 것에 남다른 인생관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주어진 삶을 헛되이 생각지 않고 오로지 남을 위해 살겠다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 이미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50대 중반 치암 진단을 받고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을 때에는 눈앞이 캄캄했지요. 그때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환갑도 지나지 않은 나이였고, 할 일도 많았기에 삶의 끈을 쉽게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먹었고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도 병원신세를 지고 있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고 있지요.
새 삶을 주신 데에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있는 동안 남을 위해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는 뒤늦게 국악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국악관련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여러 복지시설에 방문하여 장구와 민요지도를 하고 있다.


치암수술로 안면기형이 있어 말하기조차 힘겨워 보였지만, 민요를 할 때만큼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행사사진을 찍으며, 3년 전부터 배운 포토샵으로 사진을 꾸밀 정도로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이다.


“평생을 농사 짓다가 늦은 나이에 장구와 민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국악을 따로 배울만한 곳은 없었고 ‘기악회’라는 작은 시설에서 배웠지요. 민요가사를 잘 살펴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 감정 등이 담겨져 있으며 흥겹고 재미있는 가락이 많습니다.

특히 ‘경복궁타령’ 가사 중에 '을축 4월 갑자일'이라 해서 '갑자을축'을 거꾸로 바꿔 놓은 것은, 경복궁 공사를 서둘렀음을 암시적으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민요는 가사의 의미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엿볼 수 있고, 그것들이 민요의 큰 장점과 매력이라 볼 수 있지요”

▲ 신태성 단장이 어르신들에게 장구와 민요지도를 하고 있다.


오전 봉사가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

그의 추진으로 2003년 ‘아리랑 봉사단’이 창단 되었고, 처음 10명으로 시작하여 현재 33명의 회원이 있다.
그들은 각자 준비한 고가의 국악기와 민요 의상으로 각종 대회 및 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간의 어려움이 컸던 탓인지 그의 얼굴 뒤로는 약간의 그늘이 드리운다.


“어렵게 회원들 일정을 맞춰 복지기관에 방문을 하려고 하면 차편이 없어 곤란을 겪은 적이 많았습니다. 회원 모두가 탈만한 차량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아, 뿔뿔이 흩어져 방문하거나 차를 대여해서 가야했습니다”


그는 회원들과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가급적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 방문한다고 말한다.
가끔씩 복지기관에서 오전에 오기를 희망하지만 그의 속 사정을 잘 모르고 있으니...
변변한 사무실도 없이 재정부족 등의 열악한 환경을 뒤로한 채, 오로지 국악을 가르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인 33명의 회원과 신태성 단장.


“이달 말까지 사회단체보조금 신청을 하는데 그것이 통과가 되서 내년에는 재정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회원도 늘어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국악에 대한 사랑의 가르침은 변함없이 이어나갈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에게 국악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국악기를 다루며 그 문화를 이해하고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태성 단장은 암의 후유증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치료중이며 고가의 약값을 마련하기도 빠듯해 보인다. 그는 말하고 먹기조차 힘겨워 보이지만, 국악을 할 때만큼은 여느 건강한 사람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꿈은 ‘부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늘 부자이며 행복 그 자체라고 말한다.



※장구와 민요


장구의 북면 가죽재료는 말가죽, 소가죽 등을 사용하며 옛적부터 노루와 개가죽을 썼다하여 노루(장), 개(구)라 해서 장구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 용도와 기능에 따라 주로 웅장한 소리를 낼 때에는 말·소·노루가죽을, 맑고 짱짱한 성음을 낼 때는 개가죽을 사용하여 음향의 변화를 준다.

민요는 예로부터 민중사이에 불려오던 소박한 노래로 우리민족의 사상, 생활, 감정 등이 담겨져 있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정확히 언제부터 불려지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노동기원설'에 따르면 노동을 하며 박자에 맞춰 소리를 내고, 이러한 무의미한 소리에 선율을 얹어 부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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