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요기 베라(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 뉴욕양키즈)-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광하는 구기 종목을 꼽으라면 축구와 농구, 그리고 야구가 있을 것이다.
1904년 기독교 청년회(현 YMCA)창립 공로자중의 한사람인 미국의 선교사 질레트(P.S.Gillet)가 청년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처음 시작된 우리나라의 야구역사, 이후 지난 8월에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으며 금메달을 차지해 세계 최고의 실력을 뽐내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야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진정한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고 야구인들은 말한다.
그만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점이 바로 야구마니아들로 하여금 야구를 사랑할 수밖에 없이 만드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프로도 울고 갈 실력을 뽐내며 활발히 활동하는 아마추어 야구동호회가 있다.
바로 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당진 백구회(회장 김자호)다. 충남지역 각종 대회의 우승을 휩쓸고 다니며 실력을 쌓고 있는 백구회를 만나봤다.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 백구회 회장 김자호
# 9회 말 투아웃부터!

하얀 공이라는 뜻의 백구회라는 동호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구회 회원들의 야구사랑은 유별나다. 이렇듯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는 백구회 회원들에게 야구만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만큼 야구라는 게 역전과 반전이 대단하죠. 이런 면에서 어떤 스포츠도 야구만큼의 긴장감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시원한 소리를 내며 쭉 뻗어나가는 공을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정말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또한 어떤 운동도 마찬가지겠지만 단합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단합이 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습니다.

야구라는 것이 공격과 수비를 고루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를 챙겨주고 단합할 때 진정한 실력이 빛을 발하거든요. 서로의 단합 속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을 때, 그때의 쾌감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매력에 중독되는 것 같아요(웃음)”

# 실력? 프로 부럽지 않습니다!

해마다 열리는 리그 경기를 포함해 상위권 성적을 놓치지 않는 백구회, 그런 백구회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한마디를 부탁한 기자에게 백구회 회원들은 망설임 없이 말을 이어갔다.


“백구회는 현재 3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에 있습니다. 모두 야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입니다. 자다가도 ‘야구!’ 하면 벌떡 일어나실 분들입니다.(웃음)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도 크지만 모두 숨겨진 실력자들이세요. 회원 중에는 선수 출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러나 실력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백구회의 자랑이라면 가족 같은 끈끈한 우애입니다.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서로서로를 챙겨주며 야구 경기 때만이 아닌 평소에도 친구처럼 선·후배처럼 돌봐주거든요. 이렇게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어서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야구가 좋아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야구에만 열중한다면 의미도 없고 이렇게 실력 있는 동호회가 될 수도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야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백구회로 오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 당진에 야구장…어떻게 안될까요?

이렇게 대회에서 우승을 놓치지 않는 실력 있는 동호회가 연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 연습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김자호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연습할 장소가 없어요. 저희 동호회뿐만이 아닐 겁니다. 다른 야구 동호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에요. 면천중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연습도 해보고 신성대학 운동장에서도 해봤지만 모두 사정이 생겨 지금은 떠돌이 신세나 마찬가집니다.

서산 야구장을 빌려서도 해봤어요. 하지만 연습 때마다 멀리 서산까지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크지 않더라도 당진에 야구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게요”


탁구와 골프, 볼링과 배드민턴 등 당진군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생활체육 종목이 많이 있지만 유독 야구만은 대접이 소홀한 듯하다.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백구회 회원들은 올해는 어떨까 다음해는 어떨까 기대해 보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실망뿐이었다.


지난달 22일에 열린 당진군민 생활체육 축제에 참여한 당진군의 야구 동호회들이 경기장이 없어 서산의 야구장까지 가서 행사를 하고 오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창단 때부터 군에 건의를 해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어요. 저희는 커다란 야구장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면 미국의 동네 야구장 같은 소규모의 야구장도 가능 합니다. 당진의 야구 동호회들이 당진 땅에 모여 경기를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합니다”

# 마무리 하며…

군에 따르면 삽교호관광지 인근 현재 폐천부지로 되어있는 1만8586㎡의 면적에 총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체육시설과 편익시설 등을 2009년 말까지 조성한다고 밝혔다.


들어서는 시설은 1만3736㎡의 면적에 축구장과 배구장, 농구장, 족구장, 게이트 등 5개의 체육시설이, 4850㎡의 면적에 녹지공원, 휴식시설, 퍼팅연습용 그린 등 편익시설이 갖추어지게 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야구장은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삽교천 밑 국토해양부의 땅에 야구장 건립을 계획 중에 있어 현재 협의 중”이라며 “내년이면 뚜렷한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의 지원만 있어도 동호인들이 좋은 환경에서 맘껏 실력을 펼치며 더 나은 실력으로 당진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데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운 현실. 당진군이 이러한 상황을 신중히 검토해 앞서가는 당진의 진정한 저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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