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양조장 '이은석' 대표

 

 

우리나라 주류시장의 80%를 차지하던 막걸리는 80년대와 90년대 사이 소주와 맥주의 등장으로 인해 인기가 추락했었다.

인기가 줄어들자 당진지역의 고대, 석문, 정미, 천의 양조장과 당진에 있던 2개의 양조장이 연이어 문을 닫기 시작했고 10여년전 사라졌다가 향수를 그리워하는 어른들에 의해 당진시의 막걸리 부활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고유한 양조전통이 없는 대부분의 막걸리는 1병 마실 때마다 일본으로 로열티가 지불된다. 일본에는 한국의 막걸리처럼 사케가 있는데 사케의 양조방식은 술약을 넣고 입국방식으로 술을 빚는다. 일본에서 개발된 입국방식으로 막걸리를 빚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고 사이다처럼 톡 쏘면서 가볍고 경쾌한 맛이 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조장에서는 일본의 양조방식을 따라 로열티를 지불한다.

당진양조장 이은석 대표는 “막걸리는 사이다가 아니다. 막걸리는 막걸리다워야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당진막걸리는 누룩방식으로 전국에서 로열티 안 나가는 몇 안 되는 막걸리로 진하고 깊은 맛에 풍미가 있고 누룩의 향취가 그윽하다. 전국 제1회 농토면적과 전국 쌀 생산 2위인 당진쌀로 술을 빚고 옛날 방식그대로 누룩을 넣고 만들어서 누룩장의 구수하고 텁텁한 맛으로 전통을 살렸다.

지금 일본의 사케공장에서는 역으로 한국의 전통막걸리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주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한국은 한국만의 고유한 전통이 있어야 한다. 대도시에서 사업할 당시 이대표는 한국전통주연구소 백록담연구소에서 전통주 빚는 방법을 배웠었고 ‘허시명 막걸리학교’에서도 전통주 제조방법을 꾸준히 공부했었다. 그 후 사업실패로 10여 년 전에 가야산 고풍계곡에 자리 잡아 전통주 제조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막걸리제조를 시작한 것은 친환경농업의 메카 홍성군의 홍동에서였다. 세계 최초 유기농 쌀 막걸리를 제조를 시도했었고 인근지역사람들로부터 막걸리 술맛 좋다는 평에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유기농 쌀은 해나루 쌀보다 2배나 비싸고 원료비가 너무 많이 들어 양조장을 처분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다년간의 노하우를 갖고 고향 당진으로 내려와 당진의 양조장의 맥을 이어보고자 고대, 석문, 정미, 천의, 당진에서 양조장을 운영했던 주인들을 이사진으로 구성하여 당진탁약주 합동 제조장으로 2012년 12월 1일 ‘당진양조장’을 열었다.

개업 전까지 이대표는 제조방식에 있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누룩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알코올 도수가 부족하여 술 기운이 오르지 않기도 하고, 실패한 것은 밭에 버리기도 하며 1년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한 경로당 품평회를 통해 누룩전통방식을 선보여 주변주민들의 반응도 수시로 확인했다.

이대표는 “막걸리의 맛이 80%는 완성된 것 같지만 전통주로써 당진막걸리가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나머지 20%의 맛을 더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인근지역 선술집, 식당, 마트, 구멍가게의 손님들은 병 막걸리를 주로 주문하고 직접 술통을 들고 방문하는 손님들은 대량으로 막걸리를 담아가고 있다. 막걸리를 차에 싣고 다니면 당진지역 어른들이 “고맙다. 당진시 막걸리 다시 보게 되어 기쁘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한다. 홍성에서는 아직도 사케 입국방식으로 막걸리를 빚고 있다. 사케 입국방식은 실패확률이 적지만 이대표는 당진막걸리 만큼은 우리나라 전통양조방식을 고집한다. 전통양조방식으로 로열티 없는 당진막걸리가 한류에 힘입어 해외까지 진출해 그 명성을 떨쳐 로열티를 받는 막걸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이진우 기자 jurir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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