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사고조사위 최종결과 보고
비대위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
한전 “송구...갈등 해소에 최선”

부곡공단 지반침하로 건물 곳곳이 파손 되어 가고 있는 현장
부곡공단 지반침하로 건물 곳곳이 파손 되어 가고 있는 현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지하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당진 송악읍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원인은 한전 전력구 공사 중의 과도한 지하수 유출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지하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이하 지하조사위)는 결과보고회에서 “지반침하의 주된 원인은 과도한 지하수 유출이며, 전력구와 터널 주변의 파쇄대를 포함한 지반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 설계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지하조사위는 이날 결과보고회 중 결론에서 “공사중 유출된 지하수는 주변 지하수위를 하강시켰으며, 당시 유출된 지하수량은 법원에서 검증한 발진구 1일 630톤, 지하조사위에서 실규모 양수시험을 통해 확인한 도달구 1일 830톤 그리고 지하수 유동해석을 통해 관측 지하수위와 부합하는 터널부 약 1일 570톤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발진구 법원검증 630톤+터널 570톤= 일 1200톤 추정)

박창근 위원장은 “연암파쇄대는 돌이 쪼개진 상태로 지하수의 이동이 더 많은 층인데, 요점은 파쇄대가 아주 발달돼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전 측 공사의)실시 및 변경설계에 32미터 선에서 암반이 나타난다고 돼 있었는데, 이번에 지하조사위 조사 결과는 좀더 깊게 연암파쇄대가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즉 연암파쇄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설계에 따라 공사를 하면서 지하수가 과도하게 유출됐다는 것이다. 

17일 지하사고조사위원회 최종 결과 보고회가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17일 지하사고조사위원회 최종 결과 보고회가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한전 수직구 공사 설계와 달리 실제로는 단단한 암석 층이 지하 더 깊이 위치해 있었고, 지하수가 잘 흐르는 쪼개진 돌 형태의 연암파쇄대가 발달해 있어 지하를 파 내려가는 등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유출이 과다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력구의 발진구 시공은 실시설계 위치에서 20.69m 이격된 위치로 변경되었으며, 실시설계 당시 확인한 연암파쇄대를 변경설계의 시추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아, 연암파쇄대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를 수행 △지하조사위에서는 발진구와 도달구에 4방향 정밀시추조사와 탄성파 토모그래피를 통해서 연암파쇄대 하부 기반암의 위치가 설계 대비 발진구의 경우 최대 26.1m 하단에 위치함을 확인했다.

지하조사위는 지하수 유출 주요원인 소결론에서 △기존 설계자료 검토시 한국전력 풍화암 기준인 RDQ 10%이하 구간에 대한 평가가 미흡했으며, 이번 조사시 연암파쇄대로 규정해 지층 재평가시 발진구 위치의 기반암 출현 심도는 최대 26.1미터 낮게, 도달구 위치의 기반암 출현 심도는 최대 17.9미터 낮게 출현 △또한 연암파쇄대의 투수계수(단위 시간에 흙의 단위 단면적을 흐르는 수량)는 연암보다 약 100배, 풍화암보다 약 20배정도 큼. 수직구 및 실드 TBM 시공시 많은 양의 지하수가 유출되는 통로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 △고지형 분석, 물리탐사, 시추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연암파쇄대가 본선 중앙부에서 발진구 방향으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진구 공사 설계시 지반조사 결과(왼쪽)와 지하사고조사위 지반조사 결과(오른쪽)
발진구 공사 설계시 지반조사 결과(왼쪽)와 지하사고조사위 지반조사 결과(오른쪽)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용역 실시 예정

결과 보고가 끝난 후 김홍장 시장은 “조사위에서 9개월동안 세세하게 다양한 조사를 해서 발표를 했고 최종보고서를 1월에 당진시에 제출하도록 돼 있고 1월 19일까지 건축물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데, 이것을 가지고 면밀히 검토해서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며 “조사 결과를 가지고 검토하고 분석해, 시민들과 입주 기업, 노동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안동권 사무총장은 “2년동안 답답했던 부분을 잘 설명해주셔서 가슴이 시원하다”며 “있어서는 안되는 대규모 지하수 유출이 있던걸로 예상이 됐는데 오늘 명백한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한전 측 관계자는 “사업의 책임자로서 관계자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갈등해소와 조속한 매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근 위원장은 “2014년 서울 싱크홀 문제 당시 조사단장을 맡았었고, 밝혀내는데 상당히 애로가 있었고 밝혀지지 않았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후 지하안전 특별법이 생기고 당진시가 지자체에서 지하사고 조사위를 처음으로 구성했는데, 서로가 이제 갈등을 멈추고 한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진시는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해 침하량 및 지하수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취약 지역의 면밀한 점검, 굴착 공사장 및 지하시설물의 철저한 관리, 세밀한 지하안전관리 계획 수립 등 지반침하를 예방하기 위해 행정적, 기술적으로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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