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해야”
“한전 사장,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해야”
  • 오동연 기자
  • 승인 2021.01.17 15:00
  • 호수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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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부곡공단 지반침하 문제
사고 원인 밝혀졌지만, “지반침하 피해 진행 중”
한전, 개발행위허가 없이 공사 논란도...
기울어진 크레인 기둥 밑 부분의 모습. 기둥이 기울어지며 밑 바닥도 지면에서 뜯어진 듯한 모습이다.
기울어진 크레인 기둥 밑 부분의 모습. 기둥이 기울어지며 밑 바닥도 지면에서 뜯어진 듯한 모습이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14일 한전 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측은 “지반침하 현상으로 지하의 가스관 등에서 유해물질 유출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감지 해서 비상연락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업체를 당진시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원인이 밝혀졌으나, 지반침하 현상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피해업체들은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당진 송악읍 부곡공단 지반침하 원인이 ‘한전 전력구 공사 중의 과도한 지하수 유출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본지 1338호- 당진 부곡공단 지반침하 주 원인 ‘과도한 지하수 유출’-기사 참고) 

한전 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송근상 위원장은 “지반침하 피해는 계속 진행중이고, 심해지고 있다”며 “공장 시설 기둥에 변형이 오고, 수소탱크가 있는 공장의 경우도 지반침하가 더 진행됐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지난해에도 “부곡공단에는 수소탱크가 있는 K사 공장이 있고, 부곡공단 지하에는 가스관 등이 있어 지반침하가 계속될 경우 대형 폭발 사고 우려가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수소탱크가 있는 K사에 한전측이 감지 센서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대위 측은 이것으론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송 위원장은 “부곡공단 지반침하로 위험물질이 감지되면,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피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며 “최근 비대위에서는 가스나 유해물질 유출 감지를 해서 비상연락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업체를 당진시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상없던 크레인 기둥 기울어

비대위 측 관계자들은 “작년 상반기에 이상이 없었으나 하반기부터 이상 징후를 보인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반침하가 더 진행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전 수직구 공사 현장 인근 공장 내 크레인 기둥이 기울어지는 현상이다.

수직구 공사 현장 인근 공장의 크레인이다. 옆에서 보면 기울어진 현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9월경부터 이상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수직구 공사 현장 인근 공장의 크레인이다. 옆에서 보면 기울어진 현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9월경부터 이상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 시설은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으로, 문제가 없었다가 작년 9월부터 기우는 현상이 있어 계측기를 설치하고 매일 체크를 하고 있다”며 “원상태로 돌아왔다가 다시 기우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현재까지 5번 정도 기울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반 침하 현상으로 공장 건물에 엄청난 힘이 가해지고 있다고 본다”며 “공장 시설의 변형, 페인트 칠 벗겨짐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개발행위허가 없이 공사 진행”
당진시 “11월에 경찰 고발, 추가 조치할 것”
한전 “도로 점용 허가 받아, 문제없어”

한전이 당진시에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않고 수직구 공사를 진행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이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비대위 송근상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지반침하문제와 한전 공사를 파고 들다보니 무허가 의심이 들어 비대위는 작년 중순경 공사관련 허가내역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었고 허가받은 사항을 따져보니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을 알게됐다”며 “당진시에서도 이를 몰랐던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전 측은 도로굴착 관련 허가만 받았는데, 수직구 공사 현장 중에는 도로가 아닌 곳과 경계에 있는 곳도 있다”며 “북당진변전소-서평택 구간 수직구 공사의 경우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곡공단은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고 수직구 공사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진시 개발허가팀 관계자는 “개발행위허가 없이 공사한 한전 측에 대해 당진시는 11월말에 경찰서에 고발했고 경찰이 조사중으로 알고 있다”며 “수직구 공사 중 한 곳은 GS EPS 쪽에 위치했는데 이 부분도 (개발행위 허가 없이 공사한 것에) 법적문제가 없는지 검토 중이며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전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은 경찰 조사에서, 도로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도로점용허가를 받았고, 동법 제 7항에 의거해 국토계획법 제56조에 따른 개발행위 허가는 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개발행위허가를 별도로 득할 의무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타 지역 및 타 기관의 도로 지하매설물 설치공사시 도로점용허가를 받고 공사한 인허가 사례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중부건설본부 구조건설실 문상준 차장은 “도로 구간은 도로법 제27조에 의해 도로점용허가를 받았고, 27조항에 개발행위 허가가 의제처리 사안(개발허가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항으로 본 것)”이라며 “수직구 공사 현장이 두곳으로 하나는 도로, 하나는 GS EPS 기지안에 위치해 국토계획 법 64조에 따라 개발행위허가와 상관이 없어 법적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또한 “북당진변전소-서평택 구간 공사의 경우는 부곡공단처럼 도로가 아니고 바다가 있기 때문에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했던 것”이라며 “부곡공단 공사 현장이 도로가 아니었다면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측은 “위법사항이 없으므로 고발건이 각하 처리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비대위 측은 “당진시가 한전측을 고발한 고발장 내용을 보니 도달구와 발진구 공사 부분이 안 들어가 있고, 도로 부분 공사만 고발을 했는데 이는 (한전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형식적인 고발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진시가 제대로 행정을 하려면 고발 내용을 비대위에 바로 공개해 공유했어야 한다,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점관리 구역으로 선정해야
“정부 차원서 중점관리, 이주대책 마련해야”

지난 12월 당진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해 양기림 의원은 중점관리지역 지정 등 당진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양기림 의원은 “이주해야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으니 시가 (이주대책)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지반침하를 알았으면 바로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고시했어야 했다, 언제 할 것이냐”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안전총괄과장은 “중점관리구역 선정은 지하에 대한 위험도, 영향도 평가 결과 위험성 판단시 지정토록 돼있다”며 “안전총괄과에서 지하영향평가 추경 예산을 세워서 추진을 하고 있다”고 답했었다.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당진시 건축과 관계자는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지하시설물인 한전 관로, 수도 관로, 가스관 등 각 관리 기관이 각 시설에 대해 위험도 평가를 내리고, 각 기관이 시설에 대해 정비(공사)계획을 제출해 실행토록 해야 한다”며 “공사(조치)후 중점관리구역 해제가 된다”고 전했다.

비대위 송근상 위원장은 “지반 침하의 원인이 밝혀진 만큼 원인이 나왔으면 그냥 놔둘 것이 아니라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중점관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체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에서 나서야 한다”며 “피해를 본 것도 억울한데, 여기는 위험해서 더 일할 수 없고,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부곡공단 외 지역으로 이전해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초조한 비대위 측의 마음과는 달리 이주대책이나 중점관리구역 지정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당진시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중점관리구역 지정 관련해서는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용역연구를 진행 중이며 3월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용역연구 결과에 따라 (중점관리구역 지정을)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대책에 대해서는 “현재 이주대책에 대해서 특별히 논의중인 것은 없다”면서 “건축물긴급 안전점검이 19일에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이에 따라 검토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전 사장 공식 사과부터 해야”
한전과 피해업체 보상 협의 진행될 듯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원인이 한전 수직구 공사로 인한 과도한 지하수 유출로 밝혀진 만큼, 비대위 측은 한전 측의 공식적 사과를 원하고 있다. 지반침하로 인해 공장 건물에 균열이가고 붕괴 위험이 있어, 생산 및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어왔기 때문.

공장관계자는 기울어진 기둥에 계측기를 설치해 매일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공장관계자는 기울어진 기둥에 계측기를 설치해 매일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비대위 송근상 위원장은 “한전 사장이나 부사장 등 책임자가 와서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부터 해야 한다”며 “지역에 피해를 입혔으면 피해자와 당진시에 공식적인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 안동권 사무총장 역시 “원인이 밝혀졌으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인데 누구도 (공식적인)사과를 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전 중부건설본부 구조건설실 문상준 차장은 “전체적으로 (피해보상문제에 대해) 합의를 하면서 일괄협의를 하고 MOU를 체결하면서 (공식 사과 문제를) 얘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공식 사과를)하는 시점에 의견 차이 가 있는 것이며 비대위 측과 협의를 곧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반침하 피해업체로 구성된 비대위 측과 한전 측은 피해보상 등을 위한 협상을 본격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협상테이블에 서로 앉기 전에 한전 측이 공식 사과부터 해야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