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면 주민단체, 당진시청 ‘반대’입장 표명

불산공장 설립을 준비 중인 램테크놀러지(주)가 매입한 석문산단 내 부지.
불산공장 설립을 준비 중인 램테크놀러지(주)가 매입한 석문산단 내 부지.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석문산단 내 불산공장이 입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석문면 주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램테크놀러지는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로 불산공장 설립을 위해 석문산단 내(장고항리 1419)에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램테크놀러지는 지난해 8월 석문산단 입주를 추진, 당진시와 석문면 주민단체 등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후 램테크놀러지는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으로부터 입주적격 확인서를 발급받았고, 2월 LH와 토지계약 후 3월 석문산단 내 토지를 매입(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램테크놀러지가 취득한 토지는 약 52억원 규모의 7,200평이다. 2021년 조기가동을 목표로 신공장 1기 건설에 3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신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석문산단 내 불산공장 입주 움직임이 보이자, 석문면 주민단체들이 긴급회의를 갖고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나환 석문면개발위원장은 “지난 해 9월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장단을 중심으로 총궐기 등 집회 얘기도 나오면서 불산공장 설립이 무산된 줄 알았다”며 “4월 8일쯤 진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9일 석문주민단체 6개 대표단체와 시의원 등이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인나환 위원장은 “국가가 필요한 시설이라면 막기만 할 순 없겠으나, 위험성이 있는 공장이 들어온다고 해 염려스럽고 너무 당혹스럽다”며 “당진시청을 찾아가 공무원과 김홍장 시장과 면담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면담에서 김홍장 당진시장과 관계부서 공직자들은 “불산공장을 입주를 막을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재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나환 위원장은 “한국산업단지 관리공단과 LH도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며 “불산공장과 관련해 전문교수를 초빙해 위험성 여부를 알아볼 것으로 이후 집회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선 당진시청 경제환경국장은 “산단 입주 계약시 당진시는 협의해줄 수 없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으며 입주를 막을 것”이라며 “불산공장의 위험 문제는 안전하게 관리하고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100%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지역주민이 불안해하며 반대하고 있으며, 안전 담보가 안되기 때문에 석문 주민들과 입장을 같이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공영식 당진시청 기업지원과장은 “지난해 8월에 불산공장 추진 얘길 듣고 주민과 시청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는데 지난 3월 램테크놀러지 측이 석문산단 부지 토지 소유권 이전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며 “건축허가는 당진시가 담당하기 때문에 시에서는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으로 김홍장 시장 역시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램테크놀러지, 금산서 유출 사고 수차례

석문산단에 입주 움직임을 보이는 램테크놀러지의 금산공장에서는 3년 동안 4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석문산단 내 불산공장 입주를 반대하는 현수막.
석문산단 내 불산공장 입주를 반대하는 현수막.

관련 언론 보도에 따르면, 램테크놀러지 금산공장에서는 2013년 7월, 2014년 1월과 8월, 2016년 6월 등 4차례의 불산 누출이나 질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2013년 7월에는 램테크놀러지 배수구로 불산이 유출돼 마을 하천 물고기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으며 2014년 1월에는 질산 누출 사고가 있었다. 같은해 8월에는 불산 3~7kg이 유출되면서 주민과 노동자가 어지럼증과 구토로 병원진료를 받았다.

이에 인근 주민들과 대책위원회는 불산공장 폐쇄, 책임자 엄벌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항의했었다.

2016년 6월 불산유출 사고는 램테크놀러지 유독물 이송 배관 일부가 파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수사 결과 불산과 물 400kg이 유출됐고 순도 49~55%인 불산 유출량은 100kg으로 파악됐다. 이 유출 사고로 주민 수십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인근 주민들은 천막 농성을 하며 공장폐쇄와 업체, 환경당국 등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었다. 

또한 금강유역환경청은 불산을 누출한 램테크놀러지가 화학물질 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고 행정처분을 내렸다. 

당시 금강유역환경청과 한국환경공단 등 합동조사에 따르면, 램테크놀러지는 위해관리계획에 따른 응급조치 미이행, 위해관리계획서 거짓제출, 자체점검대장 미작성, 화학사고 즉시 신고규정 위반, 사고대비 물질 관리기준 위반, 운반계획서 미제출, 운반관리대장 미작성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램테크놀러지는 2016년 공주 탄천산단 토지 매입을 하려다가 철회, 백지화됐다. 2014년 5월 탄천산단 입주계약을 체결한 후 공주시민들의 반발을 사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불산공장 공주시 이전저지 범시민단체대책위와 공주시의회가 불산공장 이전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었다. 

금산공장은 가동이 중단 됐다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있었던 2019년에 재가동됐다.

램테크놀러지 관계자는 “금산공장에서 4번의 사고 중 2건만이 불산 관련이고 2건은 다른 사항”이라며 “금산공장은 설비가 노후화 됐지만 석문산단 신축 불산공장의 경우 2중 3중으로 설계해 유출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고 최신 설비로 외부 유출이 안되는 설계”라고 설명했다.

또 “(석문산단 관련) 아직 토지 등기만 된 상태이며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고, 앞으로 입주계약과 건축설계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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