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노르웨이 숲은 임업이 배경인 사업을 뜻하는 근사한 느낌을 주고 싶었던 배병희 대표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소설제목에서 따온 노르웨이 숲은 가구점도 아니고 출판사는 더더욱 아닌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다른 사회적기업과 달리 전국적으로 어쩌면 당진에서 제일 괜찮은 기업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노르웨이 숲은 창의혁신형 사회적기업이다.

예비사회적기업에는 5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창의혁신형은 조직의 주된 목적이 도시재생, 친환경, 공정무역 등 사회적 목적 실현여부가 사회서비스 제공, 일자리제공, 지역사회공헌 등으로 판단하기 곤란한 경우에 속한다.

노르웨이 숲은 창의혁신형에 걸맞게 두개의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인터넷유통플랫폼을 만들어 유기농 식자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국의 고객에게 신선하고 정확한 유기농 식자재를 판매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스마트 임업구조물로 수익을 창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의 바탕은 2014년 그가 표고버섯을 재배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갑작스럽게 당뇨를 앓으면서 무작정 땅을 찾아 자연을 찾아 그는 휴양에 나섰다. 그렇게 표고버섯을 키우기 시작했고 키우다보니 비가 오는 날에는 버섯의 생산량이 급격히 많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버섯의 품질이 좋지 못했고 좋은 품질의 버섯을 생산할 방법을 고민한 그가 떠올린 건 비가림막 시설이었다. 임시방편보다 근본적으로 비바람을 막을 시설에 대해 고민하다가 스마트임업기술인 트리하우스까지 오게 됐다는 게 노르웨이 숲의 탄생배경이다.

노르웨이 숲 배병희 대표
노르웨이 숲 배병희 대표

“트리하우스를 이용해서 스마트 팜을 계획하게 된 거죠. 총 2층 건물을 지어서 1층에는 표고버섯을 키우고 2층은 스마트 팜의 공간으로 이용하면서 생산된 식품을 반조리 또는 가공품으로 재생산 하는 거죠. 대신 숲과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보호하면서 그대로 건물을 만드는 게 핵심이죠”

배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집을 짓고 사는 모습에서 스마트 임업기술과 접목된 스마트 팜을 떠올렸다. 나무의 크는 생장속도와 습도에 맞추어 나무를 살리면서 국립공원이 아니더라도 산림이 주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친환경볼트도 개발했다.

“트리하우스를 지으려면 나무의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 친환경적인 볼트가 필요하거든요. 트리하우스를 만드는데 필요했기 때문에 연구를 통해 개발했죠. 10월부터는 트리하우스 기술을 이용해 개인이든 기업이든 트리하우스를 판매할 계획이고 하반기부터는 스마트 팜의 시작인 트리하우스형 식품가공공장 설립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충남도지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1년을 보냈지만 지금까지 수익은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하는 배 대표는 잘 지은 지역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고집스럽게 유기농을 선택해 길러온 분들의 가치를 그대로 고객의 식탁으로 전달하고 싶다. 현재는 지역의 우수먹거리를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숲의 한 공간에서 1년 내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또 가공해 전국의 고객 식탁으로 배달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그는 자신한다.

“지금까지는 당진 지역의 신선한 유기농 야채와 화식한우를 농가에서부터 즉시 유통하고,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했지만 앞으로는 인터넷 유통플랫폼을 만들고 스마트 팜으로 탄생할 계획입니다”

노르웨이숲이 설명하는 인터넷 유통플랫폼이란 제품에 대한 생산지와 조리과정을 스토리로 만들어 공개하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쌓고 안전한 우수먹거리를 알리고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농업기술의 새로운 실용화를 위해 현재 노르웨이 숲은 2023년까지 스마트 팜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1세대가 비닐하우스, 2세대가 유리온실입니다. 3세대의 자리가 바로 트리하우스와 접목된 스마트 팜입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사업계약을 맺고 연간 2천만원의 사업지원을 받고 있죠”

노르웨이숲에서 계획중인 스마트 팜 건물 조감도
노르웨이숲에서 계획중인 스마트 팜 건물 조감도

노르웨이 숲이 실현하는 사회적 가치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주변에서 흔히 발견하는 숲과 나무를 살리면서 공장을 세우고 그 공장에서 투명한 생산과정과 조리과정을 통해 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나무를 베는 편이 공장을 짓거나 건물을 지을 때 훨씬 편하죠. 하지만 산림보호와 자연보호를 바탕에 두면 꼭 베어내지 않아도 산림이 주는 엄청난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장기적으로는 70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일자리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배 대표의 노르웨이 숲은 전문성 있는 제대로 된 팀을 꾸려 스마트 팜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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