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1주년 추모식이 시청앞 서울광장과 봉하마을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6.2 지방 동시선거와 천안함 침몰 사고가 맞물려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노란 물결이 경향각지를 뒤덮었다. 22일, 23일 이틀 동안 25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23일 봉하마을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전국에서 주최측 추산 10만여 명(경찰 추산 5만여 명)의 추모객이 몰려들었다. ‘바보 노무현’의 뜻과 정신이 부활해 훨훨 날라는 뜻으로 523마리의 나비를 하늘에 날려 보내기도 했다. 부산대 추모콘서트에는 시민, 대학생 등 일만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고 대구, 인천, 제주등지에서도 22일부터 분향소를 설치해 추모객을 맞았다.


추모객들은 차분히 노 전대통령을 그리워했다. 분향소앞의 노란물결은 저녁 촛불로 바뀌어 서울광장에서 시민 5만여 명이 참석한 추모문화제로 이어졌다. 2008년 5월 촛불집회 이후 2년만의 일이다. 행사는 밤 11시 15분 쯤 “정의가 불의를 이긴다. 오늘의 다짐을 잊지 말고 돌아가자”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평화롭게 끝났다.

우리는 현대사에서 불행한 대통령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 4.19와 이승만 대통령, 5.16과 윤보선 대통령, 10.26과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12.12와 최규하 대통령을 비롯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비극적 종말을 맞은 많은 대통령을 안고 살아왔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은 누구인가. 오직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 노심초사한 전직 대통령이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을 써가면서 죽어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 국민에게 부엉이바위는 충격이었고 500여만 명이 넘는 국민이 애도의 물결에 동참해 함께 흘렀다. 그리고 1년이 다시 흐른 지금 노란 물결은 6.2 지방선거에 참여하자는 투표참여독려의 물결이 됐다.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북한의 어뢰에 의해 침몰된 천안함사고가 추모식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 천안함 사고의 북풍과 추모식의 노풍이 뒤섞여 선거판에 불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그리스발 금융사태가 한반도의 위기감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권가를 강타하고 있다. 남북의 강경대처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한층 격화시키며 외국인의 신뢰에 충격파를 남기고 있다. 재작년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로 불거진 경제위기를 비교적 모범적으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한국경제가 어뢰 한방으로 심각한 난기류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6.2 지방선거를 맞아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많은 정당과 유권자들은 정확한 판단과 안목으로 투표를 통해 새로운 지자체장들과 함께 위기 국면을 돌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국민의 강력한 의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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