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면천 출신의 20대 엔아이스틸서 사망 사고
20일...현대제철 컨베이어벨트에 껴 50대 노동자 사망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의 각기 다른 현장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한쪽은 대형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다른 한쪽은 정규직이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업장의 청년 노동자였다.

지난 2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장. 사진=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지난 2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장. 사진=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지자체도 외면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주)엔아이스틸의 당진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이 씨(29)가 19일 오전 9시 10분 경 작업 현장 옆에 야적되어 있던 시트파일이 무너지면서 이에 깔려 사망했다. 철근 덩어리에 깔렸던 이 씨는 당진종합병원으로 이송 당시만 해도 말을 할 정도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천안단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고 3시간 정도가 지난 12시 16분 경 사망판정을 받았다.

천안고용노동지청 측은 “사고 당일 오후 4시 경 이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업중지명령이 중대산재 사업장으로 전환된 이후 최소 약 3시간이나 지난 이후에야 내려진 것이다. 그 동안 현장 동료들은 사고 위치에서 근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면천 출신인 이 씨는 2018년 초 입사해 근무한 지 1년 정도 지난 신입이었다. 가족들과 주변인들은 그가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씨의 죽음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협착사고를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중앙 언론의 보도가 현대제철로 쏠리면서 충남도와 당진시가 현대제철 사고에는 상황실까지 운영하는 등 적극적이었던 것에 반해 엔아이스틸에서의 사고에 대해서는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안재범 노안위원장은 “노동청에 중대재해 전환 이후 작업 중지 지시가 길어진 점과 작업 중지 이후 동료 노동자의 전환 배치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노총 사업장이 아니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만큼 노동청에 관련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당진시위원회와 당진의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오후 7시 30분부터 회의를 열고 향후 엔아이스틸과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사고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죽음의 공장 현대제철...또 다시 사망사고

현대제철 당진공장 정문
현대제철 당진공장 정문

죽음의 공장이라는 악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후 5시 29분 경 현대제철 당진공장 C지구 트랜스타워에서 근무하던 외주업체 소속 이 모(51)씨가 철광석 컨베이어벨트 수리를 위해 부품을 가져오다 수리하던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옆 컨베이어벨트에 협착 돼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컨베이어벨트와 수리를 위해 멈췄던 컨베이어벨트 두 곳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다른 세 곳의 컨베이어벨트에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이번 노동자의 죽음은 고 김용균 군의 죽음과 너무도 똑같아 참담할 뿐”이라고 개탄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망사고는 멀리 태안까지 갈 것도 없이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관련기사: 중대 산재 빈번한 당진... 죽어나가고 시끄러워져야 '찔끔' 개선, 본지 1235호)

한편 금속노조. 금속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5개 단위로 구성된 대응팀은 노동부 천안지청장과 면담을 진행, △사고 조사에 노조 참여 △특별근로감독 필요성 상부 전달(노조 참여보장) △안전보건진단 명령 실시 △트라우마 치료 보장 △동료 노동자에 대한 특별휴가 부여 등을 요구해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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