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보다 중요한 유통...당진 농업의 미래, 유통혁신이 답이다
생산보다 중요한 유통...당진 농업의 미래, 유통혁신이 답이다
  • 당진신문
  • 승인 2019.01.05 09:00
  • 호수 1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 생산량 전국 1위의 농업도시 당진
다양한 농업정책에도 여전한 위기
고령화와 소낙농 중심의 농업구조 유통경쟁력 취약
로컬푸드, 직거래, 해외수출, 온라인 판매 등
유통경로 콘트롤, 마케팅 업무 수행 하는 전담조직 필요
당진지역에 적합한 유통전략 마련해 추진해야

[당진신문] 쌀 생산량 전국 1위, 감자 생산량 전국 2위의 농업도시 당진은 그동안 다양한 농업정책을 전개해 왔지만, 여전히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농업 인구의 고령화와 소작농 중심의 농업구조는 생산 경쟁력뿐만 아니라 유통 경쟁력에서도 취약하다. 농업인이 제 값을 받고 농산물을 팔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뜻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당진시는 2016년 농산물 최저생산비 사업을 도입해 가을무와 가을배추, 양파, 쪽파, 고구마, 감자, 고추, 생강, 마늘 등 가격등락폭이 큰 농산물이 최저생산비 이하로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해당 농가에 최저 생산비를 보전해 줌으로써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에 임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이 제도는 농산물의 시장가격 등락에 대한 농업인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도입 품목과 적용 대상 등에서 한계가 있다.

당진의 주산품인 쌀의 2017년 생산량은 정곡을 기준으로 10만8,708톤이다. 이중 농협RPC가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5만1,023톤을 수매했고 공공비축으로 1만4,197톤이 수매됐다. 여기에 도정업체로 판매되거나 외지로 반출된 쌀 3만5,357톤을 제외한 5,818톤 즉, 전체의 5.3%만이 직거래 등으로 농가에서 자가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쌀을 제외한 다른 작물의 상황은 다르다. 2017년 수립된 당진시 원예산업 종합계획(2018~2022년) 자료에 따르면 전략품목으로 정한 감자, 고구마, 양파 등 9개 품목 중 2015년에 해나루조공법인을 경유한 품목은 6개 품목, 총6,822톤으로 집계됐다. 9개 전략품목의 그해 총 생산량이 8만3,516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해 주는 산지유통조직의 경유율은 8.2%에 불과하다.

당진시 원예산업종합계획 2018~2022 ※단위 : 톤, %
당진시 원예산업종합계획 2018~2022 ※단위 : 톤, %

당진 통합APC가 취급하는 농작물은 양파와 감자 2개 품목이다. 당진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같은 해(2015년) 감자 생산량은 1만6,698톤, 양파는 844톤으로 그해의 APC 취급량은 감자 895톤, 양파 789톤으로, 양파는 생산량의 93.5%를 수용한 반면 감자는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당진시는 APC 외에도 로컬푸드 판매장이나 직거래, 학교급식,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에 노력하고 있다. 당진 관내 로컬푸드 매장 11곳(2018년 4월 기준)의 지역 농산물 매출액은 축산물과 기타 품목을 제외하고 2017년 기준 10억 원이었으며, 직거래를 통해 판매된 지역 농산물의 지난해 매출액은 2,600여 만 원이었다.

또한 2017년 학교급식에 공급된 지역 농산물은 전체 물량의 52%인 393톤, 13억여 원으로 조사됐다, 시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인 당진팜의 판매량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연간 50~60톤 수준으로, 매년 1억1000만원~1억5,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당진지역 농산물의 지난해 수출량은 쌀과 프리지어 등 8개 품목 379.3톤, 43만6,000달러(약4억7,0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물량 확대도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의 혁신 방안은?
농업인이 제 값을 받고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는 농산물 수급안정과 도매유통 개선, 소비지 유통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복잡한 중간유통 단계를 해소하고 농가수취 가격을 높이기 위해 산지유통 활성화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당진에서도 지난 2011년 거점 APC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산지유통시설인 통합APC가 준공됐다. 현재 지역 농협 연합체로 구성된 통합마케팅 조직인 당진해나루조공법인이 위탁관리 중이지만, 급식센터 직영화와 관련해 APC포기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APC는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농산물을 농업인들로부터 공급받아 시중에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농업인이 APC와 계약재배를 하게 되면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농가소득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APC는 산지유통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높다.

그렇지만 감자와 양파만 취급하는 통합APC의 지역 농산물 취급품목과 수량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시는 현재 신평면 상오리 일원에 2만7,518㎡ 규모의 제2APC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2APC는 산지유통이 미흡했던 꽈리고추와 쪽파, 무 같은 지역특화품목을 취급할 계획이다. 제2APC가 건립될 경우 당진의 9개 전략 품목의 경유율은 오는 2022년 26.8%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 경유율. 출처=당진시 원예산업종합계획 2018~2022
▲목표 경유율. 출처=당진시 원예산업종합계획 2018~2022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농산물 유통구조의 혁신을 위해서는 산지유통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농가의 거래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산지유통조직의 규모화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진의 경우 지역농협 연합체인 해나루조공법인이 APC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규모화를 이뤘지만 농업인들의 자체 규모화는 아직 부족하다. 2018년 기준 당진의 공선출하조직은 감자 공선출하회, 고구마 공선출하회 등 13개 조직에 71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취급품목은 11개에 불과하다.

같은 작목을 취급하는 농업인들이 조직을 구성해 공동선별과 출하작업장을 갖추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비를 줄일 수 있고 농가의 농산물 유통 교섭력도 키울 수 있다. 당진시와 지역농협이 공선출하회를 육성하고 대호지면에 들나물복합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산물 유통 전담조직 필요
농업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지유통 외에도 로컬푸드, 직거래, 해외수출, 온라인 판매 등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모든 유통경로를 컨트롤하고 통합 마케팅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

또한 충남도 농축산물류센터관리공사가 운영했던 중부물류센터 사례처럼 실패 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중부물류센터는 농축산물의 가공과 저장, 유통시설을 갖춘 중부권 최대의 농축산 물류센터로 주목 받았지만 전문성 부재와 더불어 농축산물 유통 외에 임대업 등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부실경영을 초래했다.

최근 제주도에서도 농산물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산지경매시스템과 유통공사 설립 목소리가 높지만 충남도의 실패 사례와 농협과의 업무 중복 등을 이유로 유통공사 설립에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수매하는 국내 유일의 친환경전문 지방공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양평공사는 연간 지역에서 생산된 약 4,000여 톤의 친환경 농산물을 수매·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양평공사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논산시, 순천시 등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의 농산물 유통 관련 법인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농협과의 협업을 통해 당진 지역에 적합한 유통 전략을 마련해 추진한다면 지역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생산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당진만의 차별화된 농산물 유통혁신은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