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범 수필가 / 전 교육공무원

대한민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도 1위는 한 번도 하지 못하였으나 2위는 총 9회 하였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5회 연속 2위 자리를 지켜왔다. 2018 자카르타-팔램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 종합 3위로 종합 2위 목표달성 실패는 말할 것도 없고 36년 만에 금메달 50개 미만으로 대회를 마쳤다. 

각 종목에서 내걸었던 목표치에 전반적으로 도달하지 못했다. 제 역할을 해줘야 할 효자 종목들에서 부진이 이어진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한국의 금메달을 안겨줬던 종목 중 하나는 양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전체 8개 종목 석권을 노렸지만 그 절반 수준인 금메달 4개(은메달 3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태권도도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이번 대회엔 품새 종목이 새로 추가 됐는데 한국은 품새 4개 종목 전체 석권과 겨루기에서 6개 금메달을 추가한다는 목표였지만 절반인 5개의 금메달만을 얻었다.

사격의 부진도 뼈아팠다. ‘사격 황제’ 진종오(KT)가 고도의 집중력과 평정심이 필수적인 사격에서 시작부터 흔들린 모습을 보이며 5위에 머물렀다. 2014년 인천 대회 때 무려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던 사격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메달 3개만 챙기며 고개를 숙였다.

폐막식 전날인 9월 1일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과 기대를 가졌던 빅게임 야구와 축구의 결승이 한·일전으로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야구는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야구 종목 3연패의 쾌거를 올렸다.

선발 투수로 나선 에이스 양현종(KIA)이 6이닝 1피안타로 호투했고 장필준(삼성)과 정우람(한화)이 각각 2이닝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선 인치홍(KIA)이 1회 2타점 선제 결승타를 터트렸다. 박병호(두산)가 3회 쐐기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야구경기에 이어서 축구도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2연패를 달성했다.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일본 축구를 또 다시 울렸다. 4년 전 AFC 16세 이하 대회(U-16)에서 일본을 경악시켰던 드리블 쐐기골에 이어,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연장전반 3분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승리를 견인하였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승우는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손흥민이 흘려준 패스를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승우의 한 방은 한국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 이후 한국은 연장전반 11분 황희찬(함부르크)의 추가골까지 더해 연장후반 1골을 만회한 일본을 2-1로 꺾고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야구에서 일본과 대만이 사회인야구팀으로 구성된데 반해 한국 대표팀은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것에 금메달을 폄하하는 모양새다. 병역 면제를 위한 선수 발탁 문제도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축구 역시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한 21세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된 반면 우리 대표팀은 23세 이하로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를 3명 기용하였다. 축구와 야구의 한·일전이 우리 측으로 기울어진 유리한 조건이 전제된 경기가 펼쳐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숙명의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어 늦은 밤 시간까지 응원한 국민들에게 기쁨과 행복 그리고 영광으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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