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석 목사(당진감리교회 담임)

“원숭이가 나무위에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원숭이인데 사람이 선거에 나갔다가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란 말이 있습니다. 우선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낙선했다고 사람도 아니라는 말이 말이 됩니까? 다만 그만큼 당선이냐? 낙선이냐의 무게 차이가 크다는 뜻입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선거판에 출격해서 당선되신 분들께 먼저 축하를 드립니다. 금번에 당선되신 시, 도의원 및 시장님께 시민의 입장에서 2가지만 권면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말로 행동을 변명하려 하지 말고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는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권면합니다. 선거 때 나름대로 공약을 많이 하셨지요? 그것을 행동으로 이행하신다면 앞으로 굳이 입으로 하는 말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만일 이행하지 못하신다면 구차하게 말을 많이 하셔야 될지도 모릅니다.

성경에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가급적 입으로 하시는 말씀을 절반으로 줄이시고 귀로 시민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제노”라는 철학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까? 사람의 얼굴을 누가 디자인 했을까요? 하나님이 디자인 하셨지요.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얼굴에는 눈도 두 개, 귀도 두 개, 눈썹도 두 개. 콧구멍도 두 개인데 왜 입만 하나일까요? 입은 세 개면 더 좋겠지요. 말 하는 입, 먹는 입 그리고 뽀뽀하는 입이필요한데 유독 입만 하나입니다.

여기에는 “두 눈으로 본 것 다 말 하냐? 말해도 되는 절반은 말하고 말하면 안 되는 절반은 말하지 말라 두 귀로 들은 것 다 말 하냐? 말해도 되는 절반은 말하고 말하면 안 되는 절반은 말하지 말라”는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묵묵히 공약을 지키는 행동을 기대합니다.

둘째, 권력대신 권위에서 나오는 힘의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권면합니다. 여러분들은 당선되셨기에 이 당진 땅의 리더가 되셨습니다. 리더쉽은 한마디로 영향력입니다. 영향력은 힘입니다. 그런데 이 힘이 나오는 원천이 두 군데 인데 하나는 권력이고 또 하나는 권위입니다. 권력은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를 이용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억지로라도 나를 따라오도록 하는 힘입니다. 이 권력이 좋긴 한데 한 가지 문제는 내가 권력을 잃으면 영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대전에서 목회하면서 한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 복지학을 공부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담당교수님 한 분은 수업시간마다 “여러분 제 도장 없으면 졸업 못합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속으로는 더럽다 졸업할 때 까지만 참자고 다짐을 했고 드디어 무사히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 이후에 바로 그 교수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제가 이번에 복지 분야의 법인을 하나 만드는데 매월 10만원씩 내는 이사 좀 해 주시지요?“ 제가 속으로 하는 말은 “미쳤냐? 나 졸업 했어”였습니다. 이미 졸업한 나에게 대학교수라는 권력에서 나온 힘은 더 이상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권위는 자신의 인격과 섬김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나를 따르게 하는 힘입니다.

도산 안창호, 마더 테레샤 수녀가 여기에 속 합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카터는 사랑의 집짓기운동의선구자였습니다. 노구를 이끌고 미국으로부터 비행기를 타고 충남 아산에 입국하여 청바지를 입고 망치를 들고 지붕에 올라가 못을 박자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기꺼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돈을 내면서까지 땀 흘려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동참하지 않던가요? 그 분의 권위에서 나오는 영향력 때문이었습니다. 권력이 아닌 권위로부터 나오는 힘으로 영향을 끼치는 참된 지도자가 되길 기대합니다.

셋째, 더욱 겸손한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권면합니다. 교만이란 자기보다 남을 낮게 여기는 태도이지만 겸손이란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하나님도 교만한 사람을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을 찾아서 쓰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당선되기 전의 태도와 똑 같으면 사람들은 교만하다고 느낍니다. 때문에 당선되기 전보다 더 낮아지려는 노력이 없이는 겸손의 자리에 내려갈 수 없습니다. 지도자에게는 “저 높은 곳”을 향하는 비젼도 필요하지만 “저 낮은 곳”을 향하여 내려가는 겸손이 더욱 필요합니다. “골프와 선거에서는 머리를 쳐들면 진다”는 말이 있답니다.

모쪼록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드리며 말로 행동을 변명하려 하지 말고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는 지도자 권력대신 권위에서 나오는 힘을 지닌 지도자 저 낮은 곳을 향하여 내려가는 지도자가 되셔서 4년 후에 다시 시민들로부터 표로 심판을 받을 때 “4년제 임시 계약직”을 재계약 하시기를 바라면서 권면의 말씀을 대신합니다.

*이 글은 지난 7월 17일 당진 기독교연합회 주최 6.13 지방선거 당선자 초청 감사예배 때 필자가 한 권면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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