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영 (시인/당진시인협회)

망치로 두들겨 두꺼운 세상을 깬다.
끈적끈적한 인간미로 뭉쳐진 그들
사각탁자 안에 갇혀있다

망치를 다스리는 주먹위로 푸른 힘줄이 솟고
움켜쥔 세상이 활짝 열려있다
얻어맞아본 것들은 망치의 맛을 안다
망치를 든 손이 사정없이 폭격을 한다.

땅굴 속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던 두더지들
맞으면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머리
쉴 새 없이 고개를 들고 또 들고 있다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사각지대
허기진 골목 안 면발로 허기를 당겨본다
국수를 삶아 후루룩 면발을 교란 시킨다
교란 당해본 허기만이 쫄깃한 면발의 맛을 안다

머리위로 쇳덩이가 휙휙 지나다니고
세상은 쑥대밭이 되고
사는 게 전쟁이란 말이 딱 맞다

전쟁이 무언지
삶이 무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알 수가 없다
정답 없는 전쟁이 오늘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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