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진참여연대 회장 김희봉

최순실과 박근혜전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파면결정이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전원일치로 인용됐다. 이 같은 결정은 특검수사와 탄핵 심판과정에서 박전대통령과 대리인들의 상식을 벗어난 대응에서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그동안 믿고 따라온 지지자들은 탄핵결과에 대해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그분들은 아버지 박정희부터 박전대통령을 신뢰해오며 신격화시켰고 선거 때마다 선택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이 믿고 따랐던 절대자의 탄핵에 대해 지지자들이 받았을 상심과 충격에 대해 위로를 보낸다.

아울러 부모를 비운에 보낸 당사자로서 겪었을 박전대통령의 고통과 임기를 채우지 못한 평탄치 않은 그의 삶에 대해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전대통령이 빨리 결과를 승복하고 검찰수사도 약속대로 성실히 받기를 바란다. 그것이 지금까지 자신이 주장해온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길이며 자신을 무조건 지지해온 분들에 대한 예의다.

그런 다음 국민앞에 회개한 뒤에 용서와 화합을 구해야 된다. 그런데 정작 박전대통령은 탄핵이 인용된 뒤에도 자신이 뭘 잘못했냐며 불복하고 있어 안타깝다.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137일 동안 1600만명의 촛불시민들이 광장에서 요구한 것은 친일독재청산, 세월호진실규명, 백남기농민 국가폭력처벌, 최순실국정농단처벌과 국민평화 위협하는 사드배치 즉각 중단이었다. 이와 같은 요구는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라는 구실로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진실과 정의를 외면해왔기에 오늘 같은 불행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판단에서다.

돌이켜보면 2014년 세월호참사에 이은 백남기농민의 국가폭력에 의한 사망으로 국가와 대통령에 대한 헌법적 책무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였다. 이어서 대학생들에 의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학점부정이 들어나기 시작하고 JTBC방송의 태블릿피씨 보도로 청년학생들의  분노가 촛불에 불을 붙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대응은 언론을 통제하고 여론을 호도시키며 공권력에 의존해온 것이 사실이다.

즉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며 얼마든지 초기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측근정치와 그들의 잘못된 보좌로 사태를 악화시켜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인정은 물론 회개조차 거부하는 박전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게 일부 언론과 대선주자들은 벌써부터 포용과 화합을 내세우고 있다. 박전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는 80%의 국민들과 헌재결정에 승복하라는 90%의 국민들은 법과 원칙이 세워지는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요구하고 있다.

회개는 단순하게 유감표명이나 과거잘못을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이 아닌 잘못된 것을 스스로 원상회복시키는 실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박전대통령은 헌재판결을 인정하고 위안부할머니들과 세월호 백남기유족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국민의 용서는 그다음으로서 과거 또는 현재 정권차원에서 자행된 불법이나 과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처벌하고 용서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국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상처받고 갈라진 계층간 세대간의 화합과 통합이다.

지금 일부대선주자들과 정치권에서 말하는 화해와 통합은 정치적 이익만 취하려는 꼼수의 봉합이다. 1600만 촛불에 의해 탄핵됐고 그 거센 척폐청산 요구의 국민의 소리를 벌써 잊었는가? 즉 회개와 용서의 통합과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봉합을 구분해야 된다. 이미 국민통합은 탄핵을 요구하며 잘못된 적폐를 청산하자는 80%의 국민들이 이루었다. 따라서 어찌 보면 지금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대통합이 완성된 것이다.

그런데 적당하게 과거의 적폐세력까지도 봉합해 넘어가는 걸 통합이라 하다면 역사의 심판을 면키 어렵다. 무엇보다 헌재의 파면결정 뒤에 박전대통령과 6%의 추종세력들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평소 박전대통령의 법과 원칙 준수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경찰차를 도끼와 쇠파이프를 동원해 파괴하고 경찰차를 몰고 돌진하여 인명살상을 초래했다.

국기를 훼손하고 공권력에 도전한 집회주동자들을 엄히 처벌할 것도 촉구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사드배치로 중단위기에 놓인 대 중국 경제외교에 대한 점검이다. 특히 호전적인 북한을 강공으로만 대응한 결과 핵무기와 북한인권도 개선시키지 못한 채 개성공단폐쇄와 사드배치로 인한 국가경제 이익도 날아갈 처지다. 그래서 이제 우린 촛불대신 각자의 위치에서 과거 친일군사독재와 재벌경제의 적폐를 청산한 뒤 국민대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동안 촛불집회로 불편을 겪으신 시민여러분께 거듭 양해를 구하고 끝까지 가정에서 광장에서 성원과 촛불을 밝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항상 마음의 촛불을 밝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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