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웰다잉문화연구회 ‘김명회’ 회장

송산초등학교 시절 활발한 소녀가 있었다. 달리기 선수도 할 정도로 뛰어 놀기를 좋아했고, 학급에서는 부반장도 맡았었다. 아버지가 마흔일곱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시고 그녀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호서중학교 행정실에서 8년을 근무했다.

일을 하면서도 방통대에 진학했고 당시에 여성들이 흔히 공부하지 않던 행정학을 공부했다. 두 아들은 어느덧 군대도 마칠 정도로 장성했고, 그녀는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녀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바로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녀의 신조이자, 그녀가 다른 이에게 나눠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웰다잉문화연구회의 회장 김명회씨의 이야기이다.

“마흔 다섯에 혼자가 되어 버린 어머니를 생각해 보게 됐어요. 어머니가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디셨을까 같은 여자로서 안됐다 싶었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쓰러지신 후 가족에게 아무 말도 남겨주지 않았던 아버지 마음도 헤아려 보고 싶었어요. 한참 동안을 서운한 마음만 가지고 있었거든요. 저도 이제 나이가 드니까,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딱뜨린다는 것이 아버지로서도 충격이었을 거라 짐작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웰다잉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덧 중년이 되어 버린 김명회 회장은 웰다잉에 관해서 노인대학이나 보건소 등에서 여러 강의를 하고 있다. “웰다잉연구회를 조직한지 1년 정도 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강사 양성에 힘썼죠. 후반기에는 노인대학 등과 연계해서 강의를 했습니다. 1차로 강의를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강의에 대한 평가가 좋았는지 추가로 강의를 요청하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웰다잉 강의는 크게 3가지 줄기로 구성된다. 첫 번째로 마음 준비하기, 두 번째로 화해와 용서하기 세 번째는 하늘나라 준비하기이다. 강의는 3강으로 될 때도 있고, 1강으로 마무리할 때도 있어서, 강사가 여건에 따라 준비한다. 어르신들은 버킷리스트나 사전의료의향서도 작성해보고, 유언장 작성에 대한 요령도 강의 내용에 포함된다. 당진의 노인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70, 80되시는 어르신들께 죽음과 인생에 대한 강의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걱정도 되는 거죠. 일단은 어르신들 마음을 열기 위해 저의 얘기를 하죠.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도 하고, 시아버님이랑 있었던 대화도 전해 드리면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노력으로 강의를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르신들도 저의 얘기를 귀 기울여 주세요”

노인들을 대하면서 김명회 회장의 관심사는 노인문제이다. 한서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서 노년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이유이다. 김명회 회장은 복지시설이나, 노인대학 등에서 강의를 듣는 노인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제도조차도 이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웰다잉문화연구회에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한다고 한다. 다만 노인대상의 직접 교육과 더불어 노인들과 상담하고 강의를 할 수 있는 강사들의 능력을 배양하는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단순하게 강사 숫자만 늘리는 것 보다는 다양한 토론과 사례연구를 통해서, 내실을 튼튼히 하기 위함이다.

“현재를 잘 사는 것, 바로 지금이 중요하다”는 김명회 회장의 뜨거운 열정과 지치지 않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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