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역신문협회공동보도] 위기 겪는 충남 농협들, 현장에서는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쌀값 폭락 우려가 현실화되자 농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당진의 경우 기존에 5만4000원(40㎏ 기준)에 수매됐던 조생종 쌀의 수매가가 최근 3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지역 농민들의 근심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농민들의 불만은 농협으로까지 번지고 있지만 막상 농협의 문제도 커보인다.

충남지역 농협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2015년산 재고쌀 문제로 이를 소진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도내 농협(비RPC 포함)이 보유한 원료곡(조곡 기준)은 7만1000t 으로,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18.3%나 많다.

이에 따라 도내 농협의 쌀(정곡 20kg기준) 출하단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도내 농협의 쌀 출하단가는 올 1월 3만4200원선에서 5월엔 3만3700원선, 7월엔 3만2700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농가로부터 벼를 수매하는 도내 RPC의 경영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내 24개 RPC의 올 상반기 가결산 현황을 살펴보면 흑자를 낸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8곳은 3400만~5억4800만원씩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방문한 당진농협과 당진축협의 경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목적으로 대형 하나로마트를 개설하여 직접 유통업에 나서고 있었다. 당진농협은 주유소까지 설치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농협들의 사업 다각화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새로 오픈한 당진축협 하나로마트 인근에서 영세업을 운영하는 박준일 씨는 “농협마트에 가보면 우리 같은 영세업체가 판매하는 것은 대부분 팔고 있다. 그 때문에 인근 상권이 다 죽게 생겼는데 농협이 관련 업종을 넘어 지역상권을 죽이는 일을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본업에서 죽을 쑤고 있는 농협이 지역상권과 경쟁해서 이익을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농협들, 얼마나 사정 어렵나

충남도내 전체 RPC의 경영손실액은 2013년 6억5000만원, 2014년 95억8900만원, 2015년 73억원이나 된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농협은 앞으로도 RPC의 경영손실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역농협 존립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또 농가들이 생산한 벼 대부분을 농협 RPC가 매입하는 현 상황에 비춰볼 때 농협 RPC의 경영악화는 농가 벼 매입물량과 매입가격 결정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농가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농협은행의 조선·해운업종 부실에 따른 누적 손실이 2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올해 6월말까지 조선·해운업체로부터 발생한 누적 대손상각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조4504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1251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농협은행의 상반기 적자 규모는 3302억원이었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93.88%로 금융당국의 권고 최소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했고, 4대 시중은행 평균인 154.47%를 밑돌았다.

아울러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무역은 지난 2010년 156억짜리 선박을 구입했지만 이후 6년간 선박관리비, 수리비 등으로 23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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