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으로]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지난 9일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석문방조제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방문객이 여기저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방조제나 접안시설에서 바다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텐트를 펼치거나 돗자리를 펴고 오붓한 휴식을 즐기는 가족이나 동료들이 목격됐다.

이곳을 방문한 여행객은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는 우뚝 선 전망대에 끌려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멀리서 본 멋진 모습과는 달리 1층 문이 담겨 있고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마당에는 잡초가 자라 무성해졌고 통유리로 만든 창문은 파손된 상태여서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가족과 함께 석문방조제를 방문한 최기석 씨(경기도 안산 거주)는 “왜 이렇게 좋은 시설을 활용하지 않고 방치하는지 모르겠다.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랫동안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전망대는 공기업인 LH가 건설해서 관리하고 있는 시설이다. 이 시설뿐 아니라 이곳에는 여러 공공시설물들이 있는데 관리상태가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부실한 실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공시설물 관리에 대해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공공시설물을 사업시행자인 LH로부터 당진시가 인수받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공원·녹지, 야구장·축구장·족구장·풋살장 등 체육시설, 8만8000여m의 도로, 우수관로, 배수펌프장, 폐수처리장, 화장실 등의 관리비용만 연간 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지방세로 시설관리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분양률이 저조한 현 상황에선 시비로 부담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인수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는 준공된 지 2년이 지나도록 분양률은 고작 2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산단은 석문면 매립지 1201만1613㎡(364만평)에 1조4878억 원을 투입해 854필지 용지로 조성됐다.

지난 2013년 1단계 산업지구가 준공됐고, 2단계 산업지구도 2014년 공사를 마친 상태에서 분양을 진행했지만 입주기업은 현재 18개(분양률은 22%)에 그치고 있다. 면적대비 분양률로 따지면 석문산단은 충남도내 150개 산단 미분양면적의 64.3%나 차지한다.

저조한 분양률의 이유에 대해 시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당진시가 천안·아산과 함께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면서 타 지역에 비해 지방투자 촉진보조금과 설비투자 보조금 등이 적은 것도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는 주된 이유다.

= 계속 이어지는 관리부실 의혹들

결국 석문국가산단 분양이 시급하다. 당진시와 LH 등이 분양활성화협의체를 구성해 업종제한 완화, 입주기업 중도금·잔금 이자 면제, 분양가 인하 방안, 부동산중계수수료인상 등 자구책을 고민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LH가 분양가를 3.3㎡당 72만 원으로 타지역보다 비싸게 책정하고, 수도권 규제완화와 장기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감소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한편,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배수갑문이 부실 시공돼 바닷물이 유입된 것에 대해 부실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도 있었다. 석문방조제 장고항 쪽에 설치된 3개의 수문이 누수돼 석문호 쪽으로 바닷물이 유입되었던 것이다.

배수갑문 공사는 LH공사가 발주하고 H건설이 공사를 맡았으나 하청을 주면서 문틀과 갑문을 각각 다른 업체에 준 것이 화근이 됐으며, 문틀공사는 D사에서 시공했고 갑문은 또 다른 D사가 설치했다.

하지만 갑문에서 물이 새는 것이 확인되면서 하자보수 관련 분쟁이 발생했으며,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하다 소송을 통해 또 다른 D사가 승소했다.

LH공사 관계자는 배수갑문 하자와 관련해 전문 기술자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큰 문제는 없고, 부분보수로 누수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LH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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