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을 가다] 당진시 도비도 연안여객선터미널-고객만족도 평가 부진한 이유는

충남 서해안권에는 25개 유인도가 있지만 대부분 아주 낙후되어 있어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육지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도로 철도 등을 건설하고 생활편의시설을 많이 확충해왔으나 고립된 섬은 항상 소외된 채 가본적인 생활편의시설도 갖추지 못한 열악한 형편이 계속 되어왔다.

이에 따라 섬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젊은 사람들이 떠난 후 고령화로 갈수록 쇠퇴하는 섬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이제는 장기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특히, 섬 주민들에게 가장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여객선 문제다. 육지와 섬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인 여객선이 낡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곳이 많아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가 연안여객선 서비스 수준 개선을 위해 2년마다 고객만족도를 평가해 우수한 선사는 포상하고, 부진한 선사는 사업자공모 또는 재정지원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고객만족도 평가 점수가 가장 부진한 선사로는 충남 당진의 도비도∼대난지도 항로를 운항하는 청룡해운관광이 선정됐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137척의 여객선을 대상으로 모니터링 평가(60%)와 설문조사(40%)를 했다. 모니터링 평가는 전문조사요원이 신분을 감추고 승객인 양 배에 올라 조사하고 설문조사는 여객선 1척당 30명씩, 총 4천400여명의 승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해수부는 종합점수와 서비스체감도가 상승한데 대해 세월호 사고 후 정부와 선사들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해수부는 부진선사에 대해서는 신규 면허나 재정지원사업 신청 시 감점한다는 방침이다.

= 도비도와 연안여객선터미널 왜 낙후 됐나

해수부 평가에서 가장 부진한 곳으로 평가된 도비도는 최근 연안여객선 터미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는 등 민원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인민원발급기 설치는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연안여객선 이용객들이 발권할 때 인적사항을 입력하도록 시스템이 개편됨에 따라 이뤄졌다.

그동안 신분증 미소지자와 영유아 등이 여객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석문면사무소나 삼봉리 새마을금고 안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도비도에는 숙제가 많다. 지난 11일 이곳 여객선을 이용한 바에 의하면 역시나 너무 노후하고 불편한 상황이었다.

원래 작은 섬이었던 도비도는 대호방조제 공사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휴양단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몇 년 전만해도 숙박시설과 암반해수탕, 유람선 선착장,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갯벌을 따라 산책로가 있어 누구든 자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7.8㎞에 이르는 대호방조제와 국내 5대 철새 도래지로 알려진 대호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난지도로 들어가는 여객선과 유람선이 운행되는 선착장도 휴양단지 안에 있다. 휴양단지에서 나와 대호방조제를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는 대호만 갈대밭과 어우러져 바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러나 지난 12일 도비도에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드물었다. 대낮인데도 상점들은 문을 닫은 곳이 보였고 사람들의 통행도 거의 없었다.

예전 도비도의 좋았던 시절을 찾아왔다는 신현상(경기도 평택 거주)씨는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는데 너무 침체된 것 같다. 시설도 낡아서 너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이유는 지난 2014년 한국농어촌공사 대호환경사업소가 정부의 부실 공기업 퇴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공사로부터 시설물을 임차해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면서부터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온유리츠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340㏊ 규모의 '대호 농어촌 휴양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휴양단지는 3단계로 개발되며, 올해 안에 해수암반사우나 시설을 갖춘 한옥호텔과 리조텔·한옥상가, 2022년까지 발효식품단지와 저잣거리·오토캠핑장, 2026년까지 정주시설과 재배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비도의 변화를 앞두고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 특히 육지를 나와야하는 섬 주민들은 여객선 등 교통수단의 편의성과 안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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