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바로 코 앞입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는 연달아 주말을 포함해 5일을 쉴 수 있으니 꿈만 같은 시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모님께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 즐거운 고민도 해보고, 오래간만에 만나는 조카 녀석에게 선물할 티셔츠라도 하나 눈 여겨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이렇게 설레고 즐거운 명절이 다가오면 벌써부터 긴장하면서 다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온 식구가 함께 기쁘고 즐겁게 보내야 할 명절을 내내 누워서 끙끙 앓다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걱정만 끼치고 돌아오는 불효를 범하게 되는 일이 또 생길까봐 그렇습니다.

귀성길, 고향에 계신 부모님 품에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기도 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휴게소에 들르는 것도 부담이 돼 중간 중간 쉬어주는 것을 최대한 생략하고 자동차 안에서 장시간을 쭈그리고 앉아 가다보니 온 몸이 찌뿌등 합니다.

또 도착하자마자 맏며느리의 책임감으로 장시간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지지고 볶고 요리를 합니다. 이론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스트레칭은 왜 생략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온 식구가 모인 명절에는 매일 규칙적으로 하던 운동도 생략하기 쉽고, 음식도 아무렇지 않게, 그것도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기가 쉬워 배탈이 나기 참 좋은 조건입니다. ‘하루라도 운동을 건너뛰면 밥을 굶은 것 같은 느낌‘이라는 사람이 왜 명절에는 그리 엉덩이가 무거운 것일까요. 평상시 소화가 잘 안 돼 조금씩 자주 먹어줘야 하는 사람인 것을 그리도 잘 알고 실천하던 사람이 왜 명절에는 과식에 그리 관대해 지는 걸까요. 미스테리입니다.

그렇게 미련을 떨다가 명절 첫날부터 ‘머리 아프다’ ‘배 아프다’며 문 연 약국을 찾아 헤맸던 지난 해 추석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좋아하는 잡채며 송편도 모두 그림의 떡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러니 이번 명절에는 미련 떨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됩니다.

이번에 내려갈 때는 빨리 가고 싶다는 바쁜 마음 접어두고 자주 자주 쉬어가면서 간단한 체조도 하고 심호흡도 하고, 스트레칭도 곁들여서 혈액순환을 도우려 합니다.

음식 장만을 할 때도 좀 늦어지더라도 수시로 자세를 바꾸어가면서 해야겠습니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꼼짝 않고 앉아서 전을 지지고 일어나면 허리가 안 펴져 ‘에고고’ 곡소리가 절로 났던 그 미련한 짓, 이제는 안해야겠습니다. 손에 밀가루 묻었으면 어떻습니까. 툭툭 털어내고 필요하면 눕기도 하고 틈틈이 휴식을 취하면서 해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명절음식은 기름이 여기 저기 참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소화가 더더욱 안됐구나 싶습니다. 먹을 때 마다 절제하고 절제해야겠습니다.

줄넘기도 꼭 챙겨가 마당에서 틈 나는대로 뛰어야겠습니다. 식사 후에는 집 주변을 산책도 하면서 몸과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야겠다 미리 미리 다짐해봅니다. 이번 명절에는 그 좋아하는 송편이 그림의 떡이 되지 않아야 하니까요.^^

독자님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시기를...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