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모래놀이터 현황조차 파악 안돼

당진 관내 어린이 공원 놀이터가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상위법을 적용한 조례가 없는데다 공동주택과 어린이 모래 놀이터 현황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염 등에 대한 대책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당진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당진에는 총 301곳의 놀이터가 존재하고, 그중 71곳은 모래 놀이터가 있다. 지역별로는 1,2,3동 가장 많은 30여곳, 송악읍 17곳, 합덕읍이 10여곳이 있다.

이중 공설어린이 모래놀이터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관내 6개 공설어린이놀이터는 2년에 1번 전문소득업체에 의뢰하여 모래속독  및 매트소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다수 모래 놀이터는 수년째 방치되기 일쑤다.

그나마 어린이집 놀이터는 하절기는 3회 동절기는 2회에 걸쳐 자체 예산을 마련해 지정업체를 통해 소독을 하고 있다.

반면 공동주택 내 모래놀이터는 말 그대로 사각지대다.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한 규정이 없는데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A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파트 내 모래놀이터가 수년간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은 “단지 내 아이들이 모래놀이터를 자주 이용하는데 놀고 나면 수족구, 장염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들이 있다”라며 “모래가 너무 더러워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어린이 시설 1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토양(모래) 오염도 조사 결과 대상지역 중 8%에서 기생충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당진시의 120개 도시공원 가운데 46개 어린이공원 중 담배꽁초가 확인된 곳이 25.5%, 동물배설물이 11.5%에 이른다. 깨진 유리가 검출된 곳도 4.5%로 조사된 것으로 나왔다.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모래는 애완동물의 배설물과 중금속 오염의 우려가 있다”며 “특히 금년에는 고온다습으로 아이들이 모래 놀이 후 손으로 입이나 눈을 비빌 경우 그 시기 유행하는 접촉성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모래놀이터 관리는 엄연히 정해져 있다. 환경보건법이 정한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에 따르면 어린이 활동공간의 바닥에 사용된 모래 등 토양관리는 월 1회 이상 점검하고, 두께는 30㎝이상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모래는 사람과 애완견 등 외출이 많은 4월~10월까지 1회 이상 기생(란)에 대한 검사를 실시, 검출 시 위생소독 혹은 모래 교체 등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전국 39개 지자체는 어린이공원 및 어린이놀이터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모래교체, 뒤집기, 보충 등 시설 정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시의 경우 ‘어린이놀이터의 관리 등에 관한 조례’가 없어 관내 공원 뿐 아니라 공동주택, 유치원 모래 놀이터 관리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규정이 달라 단정하기 어렵지만 관련 조례조차 없는 상황에서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며 “시각지대에 놓인 모래놀이터에 대한 관련 규정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엔 공감한다”고 말했다.

우레탄 바닥재 설치 문제없나?
최근 전국의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납 성분이 검출된 가운데, 당진의 일부 아파트 및 어린이집 놀이터와 체육시설 바닥에도 우레탄이 설치돼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우레탄은 합성고무의 일종으로 내마모성 등이 뛰어나 학교 운동장의 트랙과 일부 아파트·어린이집 놀이터의 바닥재, 농구장·족구장·테니스장 등 체육시설의 바닥재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오후 당진의 한 아파트단지 놀이터. 많은 아이들이 뛰어놀 시간이었지만 한산했다. 이 놀이터 바닥에 우레탄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만난 주민 김모(51)씨는 “우레탄으로 만들어진 학교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나왔다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들었다”며 “아파트 놀이터에도 우레탄이나 이와 비슷한 탄성이 좋은 고무재질의 바닥재가 많이 깔려 있어 어린 손자가 뛰어노는 것이 혹 건강에 좋지 않을까 불안해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민들의 우려는 체육시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민 박모(45)씨는 “운동을 좋아해 농구와 테니스를 즐기는 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구장의 우레탄 바닥이 혹 안전성에 적합한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우레탄으로 만든 각종 시설이 우리 생활 곳곳에 있는 만큼 행정당국이 전수 조사 등을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전반적인 안전성 검사에도 나서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종 우레탄 시설의 관리 주체 및 소유가 제각각 이어서 정확한 현황 파악 및 전수 조사는 어렵다”며 “하지만 종합운동장 등 시 소유의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중금속 함유 여부를 측정하는 등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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