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개업공인중개사의 제언)

사상 유례 없는 초저금리 행진으로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천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돈들은 상가, 오피스텔, 택지분양 등과 아파트분양권, 경매물건 등의 투자처를 찾아 몰려들어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당진의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현재 당진의 아파트 시장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중개사무소마다 개점휴업 상태라고 합니다. 비수기인 한여름 삼복더위와 휴가철이 맞물린 이유도 있지만 단지 비수기여서만은 아닌 듯합니다.
년 초부터 뜸해지던 아파트거래는 매매, 전.월세를 가리지 않고 한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매물이 계속 쌓여만 갑니다.
어쩌다 집을 보러 나오는 수요자는 맘에 드는 물건이 있어도 쉽게 매수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태풍전야와 같은 고요함이 이어지는 밑바탕에는 특별한 상황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올해 6월말부터 읍내동 당진푸르지오2차아파트의 입주를 시작으로 올해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대덕동 한성필하우스와 송악도시개발구역의 현대힐스테이트1차를 비롯해 총3,700여세대에 달합니다. 여기에 채운동 양우내안애, 송악읍 광명메이루즈 등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를 포함하면 총6,200여 세대에 이르며 이외에 조합아파트 등 분양중인 아파트도 줄줄이 공사 대기 중입니다.

2016년 5월말 현재 통계에 의한 당진시 인구수는 170,472명입니다. 같은 시점의 당진시 재고주택은 77,232호이며 가구 수는 72,456가구로 주택보급율 106.6%로 나타납니다. 이 통계는 한달 뒤인 6월말에 재고주택 79,076호, 가구 수 72,488가구로 주택보급율 109.1% 로 바뀝니다. 단순 계산으로만 볼 때 한 달 새 신규주택이 1,844호가 늘었다는 사실이며 이미 주택 보급률 또한 필요량을 초과했다는 내용입니다. 반면 인구 수는 2010년 5월기준 144,398명에서 매년 5~6천명씩 증가하다가 2015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작년 5월부터 올 5월까지 1년간 1,682명의 증가에 그쳤습니다. 재고주택에는 연립, 다세대등 다른 형태의 공동주택과 단독주택도 포함되지만 앞으로 늘어날 아파트의 수만 보아도 지금의 아파트시장이 왜 이렇게 조용한지 알 수 있을 듯도 합니다. 늘어나는 아파트 수 만큼 유입인구 수가 받쳐줘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당진 아파트시장은 매수자 주도시장의 전형입니다.
수요는 일정하거나 줄었는데 공급이 증가하니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매매량은 증가해야 하는게 교과서로 배운 공급의 법칙인데 그것도 대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건을 찾는 사람이 없으니 매물이 쌓이고 매물이 쌓이다 보니 매물 간 가격경쟁으로 인해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이렇다 보니 당장 이사를 고려해야 할 실수요자는 좀 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이는 전세와 월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당진시내 아파트 매도 호가는 공급면적 110㎡기준 년 초 대비 평균 1천~2천만원씩 하락한 채로 매매 대기 중입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입주예정자들은 기존 주택에 거주하던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인데 기존 주택을 인수할 사람이 없다보니 매매가 안 되는 것이고 또 기존 주택을 처분하여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럴 수 가 없으니 분양받은 새 아파트를 전매하거나 전.월세 시장으로 내놓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세차익을 노린 외지 투자자가 몰려들었던 2010~2013년의 아파트 입주상황과 다른 점입니다. 그때는 외지 투자자 외에도 꾸준한 인구 유입이 있어, 남아돌던 아파트들을 채워주고 하락했던 가격을 정상화 시켰으며 심지어는 전세대란이라 할 정도의 천정부지 전세보증금을 호가하며 거래되었습니다. 학교가 몰려있는 어떤 아파트 단지는 중개업소에 매수의뢰를 해놓는 대기자가 연일 문전성시였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매수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시가지는 물론 외곽 지역  곳곳에도 아파트, 다가구, 전원주택단지 등의 건축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 집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전국 아파트 시장의 경기는 대체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및 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 지역내 개발호재도 빼놓을 수 없는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 없이 진행되어 왔고 또 진행되고 있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듯 하면서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 정책, 다시 말해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경기부양, 집값 안정과 거래활성화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이제는 정책을 발표해도 그 정책이 올곧게 길을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늘 그래왔듯 언젠간 또 변하니까.

하지만 당진 아파트시장의 현상은 정부의 규제나 부양정책만의 영향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문제와 전자파를 야기한다는 거대한 송전탑과 선로문제는 부동산 업계에서도 선뜻 마주하고 싶지 않은 민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부동산 투자자가 꺼리는 지역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고 언젠가는 떠나야지 하는 마음으로 둥지를 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지역이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그것을 향유하기 위해 세금처럼 매겨지는 짐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 반목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님비주의만 표방할 게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민이 하나로 뭉쳐 지혜로운 뜻을 모아 해결해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하반기에 접어든 지도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반기 당진의 아파트시장은 신규아파트 입주기간이 끝날 때까지 한산한 가운데 급매물을 중심으로 약간의 거래가 있을 뿐 기존 재고주택의 거래활성화는 쉽게 점쳐지지는 않습니다.
가격 또한 약간의 추가 하락과 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신규 유입 인구의 증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별한 동기와 목적으로 찾는 전원주택이나 농가주택은 별개로 생각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 규모와 성격이 지금의 아파트거래실종사태와 연계하여 설명하기에는 지엽적일 수 있습니다.

현재 당진의 부동산경기, 특히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은 당진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들어오는 유입인구의 증가가 가장 큰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10년부터 2014년 까지의 인구 증가폭만 유지해 준다면 당진의 아파트 거래시장은 활기를 찾을 것이며 추가로 건설되는 아파트들의 재고 걱정은 안 할 것입니다.
인구증가의 요건은 당연히 기업유치입니다. 이미 준공을 마치고도 황량히 비어있는 석문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합덕일반/인더스파크산업단지 등에 부담 없이 입주하여 사업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지원 및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입주한 기업의 사업확장 및 증설에도 불편하지 않도록 협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람은 일자리를 따라 이동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당진, 터 잡고 살기 좋은 당진으로 만들려는 제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는 비단 지자체만의 숙제는 아닐 것이며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홍보도 중요합니다. 내가 속해있는 지역을 폄하하고 비방하며 못살 곳으로 만든다면 그 피해는 돌고 돌아 나에게로 오게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 덧붙여 내 집 마련의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 분들께 제언합니다. 지금은 아파트 매수 적기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돌고 또 돕니다. 하락기가 있으면 상승기가 있고 집이 남아도는 때가 있으면 부족한 때가 도래합니다. 매매든지 전.월세든지 몇 차례의 부동산 거래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 정도는 학습효과로 이미 알고 계실 줄 압니다. 눈앞에 문제만 보고 남의 눈치만 보다가 정작 내 가족이 오붓하고 단란하게 편히 쉴 수 있는 내 집 마련의 시기를 놓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직업상 또는 개인적 조언을 할 때 꼭 해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파트는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에게 유익한 결정이 무엇인지만 생각하시라”고. “거래의 단절과 폭주를 오가게 하는 부동산 정책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초연하게 당신의 길을 가시라“고.    
우리는 매 순간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 선택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내가 터를 잡고 나의 삶을 영위하며 나의 자녀가 태어나고 자라나는 당진입니다. 내가 한사람의 사회인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해주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나의 일터가 있는 당진입니다. 뜨내기로 살기를 원하시나요? 당찬 당진인이 됩시다!

정리 배창섭기자 / 자료제공 : 당진센트럴시티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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