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석 목사 (당진감리교회 담임)

어느 빌딩 3층에 개척 교회가 들어섰다. 동시에 지하에는 술집이 들어섰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술집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척교회에는 술집만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저녁 예배를 드리려고 하면, 술집에서 노래 소리가 쿵짝쿵짝 들려왔다. 사람들은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열심히 노래를 해댔다.

목사님은 교인들을 소집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그랬더니 기도 많이 하는 권사님이 “기도하면 다 될 텐데 뭘 염려하십니까? 기도하면 술집이 망하던지 불이 나서 이사를 가던지 할 텐데, 기도하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목사님과 교인들이 저녁마다 기도회를 가졌다. “하나님, 저 술집이 망하게 되던지, 불이라도 나서 문을 닫게 좀 해주세요,” 그런데 기도한지 3주 무렵, 정말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술집 내부가 다 타버렸다.

술집주인은 가게를 옮겨야 될 것 같아 부동산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소연을 했다. “사장님, 그거 모르셨어요? 고회에서 기도해서 그런 거예요. 교인들이 모이면 술집 망하게 해달라고, 불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던데...” 부동산 주인의 이야기를 들은 술집주인은 개척교회 목사님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당신들 기도 때문에 망했으니까 당신들이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재판정에서 판사 앞에 술집주인과 개척교회 목사님이 마주 앉았다. 술집 주인이 말했다. “이것은 분명히 교회가 기도해서 불이 난 것이니 당신들이 다 책임지세요.” 듣고 있던 목사님이 말했다. “아니, 사장님, 어떻게 기도한다고 불이 납니까?” 이것을 듣고 있던 교회 집사인 판사가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 ‘술집사장, 믿음이 매우 좋은. 기척교회 목사, 믿음이 하나도 없음. 그리고 보상은 하나님께 받으시오.’

기도에 응답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항상 변함이 없다. 그런데 기도하고 있는 사람이 기도하면서도 믿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한 믿음조차 귀히 여기시며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신다.

기도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할 준비를 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작은 믿음으로 기도할지라도 그 연약한 마음까지도 아시고 응답해 주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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