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요즈음 기자들을 ‘폴리널리스트’이라고 한다. 이는 권력에 대한 감시나 비판을 하는 기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권력의 눈에 들어 발탁될지를 머릿속에 그리며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이라는 것이다.
언론기관 출신들이 정계나 공직 자리에 올라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일에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언론기관의 오랜 경험을 살려 권력을 대신하여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대가로 알량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에게 기자정신을 말한다면 ‘먹고 살아가자’니 어쩔 수 없다는 경제적인 이유를 변명으로 내세운다. 그렇지만 기자란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은 기자들의 펜과 마이크를 바라보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언론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3분의 2이상이 기자를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은폐 조작된 내용들을 파헤쳐야 할 기자들이 오히려 왜곡 보도를 일삼고 있으니 이 사회가 어떻게 올바로 설 수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항의가 연이어지고 있다.

21세기 디지털 경제시대가 개막되면서 인터넷 미디어가 크게 범람하고 있다. 독자들은 무료로 많은 기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 기사에서는 속보 경쟁, 조회 수 경쟁이 너무나 지나쳐 “특정 사건만 터지면 제목만 다른 똑같은 기사들이 수십 개가 올라온다.”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언론기관은 허위 보도를 하고 사실이 밝혀지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대응하여 국민들의 불신을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일부 언론의 ‘파파라치식 보도’로 서민들의 사생활까지 침해하고 있어 언론의 폐해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론기관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어서 너무 가까이 해서도 안 되고 너무 멀리해서도 안 된다는 속설이 일반화되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언론기관은 ‘필가근필가원(必可近 必可遠)’관계로 변했다고 한다. 언론을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기관을 하수인처럼 부려야 된다는 것이다.

우린 MBC, KBS와 같은 공영 방송의 노조들이 공정보도를 내세워 파업을 선언을 하였던 일을 기억한다. 동아일보가 언론탄압을 백지광고로 맞섰던 그 때의 기자정신을 연상케 한다. 이에 회사 측은 19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언론사 종사자들에겐 ‘공정성’이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기각판결을 내렸다. 그렇지만 회사의 지시를 외면하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기자들을 탄압하는 각종 조치들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정신은 실종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자들에게‘양심에 따라 취재하고 보도할 권리’는 언론인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이라는 사실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기자들은 정론직필의 정신은 사라지고 사주나 권력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쓰는 기자로 치부되고 있다.

최근에 미국 ‘프로퍼블리카’라는 작은 인터넷 매체가 언론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플러처 상을 수상하게 되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들은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는 탐구정신으로 공익저널리즘을 살려 내고 있다. 더욱이 독자들에게 무료로 접근하면서도 알기 쉽게 기사를 작성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공동취재를 통하여 깊이 있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밤을 새워가면서 국민의 눈과 귀가 되겠다는 기자정신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많은 국민들이 자그마한 성금으로 후원하고 회사는 조합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실험적인 대안 언론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후원에 인색하고 권력기관의 압력도 거세게 지속되고 있어 더 이상 경영유지가 어려워 폐쇄과정을 겪는 관경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환경이라는 값싼 미디어체제가 제공되고 있고 많은 젊은이들이 기자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안언론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많은 기자들이 돈, 술, 밥 등을 얻어먹으면서 권력과 결탁하여 은폐 조작된 사건에 대한 왜곡 보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젊은 기자들에겐 군사정권에서의 검열에도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워 형무소도 마다하지 않던  해직기자들의 기자정신이 배어 있다. 이들은 값싼 인터넷 매체를 이용하여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정상적인 언론의 역할을 담당해 낼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도 언론기관이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한다는 고정불변의 원칙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이런 원칙이 무시되고 일시적으로 일부 세력들이 탐욕을 채우려는 의도는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불변의 진리는 머지않아 우리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열악한 언론환경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방신문을 본다. 그들은‘전문적인 지식도 부족하고 지역주민들의 후원도 없는 상황에서 산적한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주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산적한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에 도전하는 전문인재들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값싼 인터넷 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 되겠는가?
미국의 ‘프로퍼블리카’와 같은 공익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진실을 밝혀내고 말겠다는 탐사정신으로 무장하여 지역경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여야 할 것이다.
당진 시에도 이런 지방신문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악순환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문제점을 확 풀어나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지역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새로운 대안 신문으로 지방신문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새삼 언론의 역할이 중대함으로 느끼고 이에 겸손해 질 수밖에 없다. 당진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발전을 허심탄회하게 논의 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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