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공립보통학교 제17회 3·10학생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
[당진신문=배현섭 수습기자] 지난 11일 면천읍성 남문광장에서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와 순국선열을 기념하는 면천공립보통학교 3·10학생독립만세운동 10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면천공립보통학교는 일제가 식민지 교육을 위해 기존의 면양학교를 없애고 1911년 9월 1일 세운 학교로 지금의 면천초등학교다. 면천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은 1919년 3월 10일에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당진지역에서 최초일 뿐만 아니라 충남에서 학생이 전개한 만세운동 중 처음으로 전개한 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4학년이던 원용은 학생은 자신의 형과 함께 서울에서 전개된 고종의 인산(장례)에 참례한 후 귀향하여 만세운동을 계획했다. 원용은 학생은 동급생인 박창신, 이종원, 박성은과 뜻을 함께한 후, 오후 4시경 전교생 200여명을 인솔하여 태극기와 ‘대한독립만세’라는 현수막을 들고 면천의 동문 밖에서 시내를 지나 공립보통학교까지 시위를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훈도(일본교사)에 의하여 제지당했고, 일본 경찰에 억압당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굳건히 식민 통치의 심장인 면천주재소로 향하여 독립을 외쳤고 이들은 공주 감옥에 수감돼 졸업도 하지 못하고 학적도 말소당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희생은 주변 지역 독립만세운동 확산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면천공립보통학교 310학생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회장 오연섭, 이하 기념사업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8년을 시작으로 매년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선언 △표창장 및 장학금 수여 △3·10학생만세운동 약사 및 재현행사 경과보고 △독립선언문 낭독 △3·10학생독립운동 노래 제창 및 만세 삼창 △만세운동재현 행진 △기념탑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면천초·중학교를 비롯한 지역 내 학생들과 주민 등 300여 명은 흰색 옷을 걸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행사에 참여했으며, 식전행사로 면천농협농악단의 흥겨운 공연은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은 국민의례가 시작되자 금세 조용해졌고 애국가를 부르며 만세운동선열과 애국지사에 대한 묵념을 이어나갔다.
이어 면천중학교 학생 대표자들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으며, 3·10 학생독립만세운동 당시 불렸던 독립의 노래가 이어졌다.
이후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 삼창을 외쳤고 이들의 목소리는 면천면 전체에 울려 퍼지며 만세운동재현 행진을 시작했다.
남문-골정지-동문-3·10 기념관-3·10 기념공원을 지나면서 그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해 일본 순사들의 옷을 입은 자들이 곳곳에 나와 행진을 막아섰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행진을 이어나갔고, 3·10 기념관에 도착하자 일본 순사들은 이들의 굳건한 정신에 무릎을 꿇으며 항복을 외치며 마무리가 됐다.
면천중학교 한 학생은 “행사에 참여하기 전에는 기록된 역사에 대해서만 알고 별 생각 없었는데, 이렇게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보니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애국자들이 얼마나 더 대단했는지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면천면에 거주중인 김현길 씨는 “매년 진행되는 만세운동 기념 재현행사를 통해 역사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들이 계속 진행되어 시대가 변해도 미래세대들이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 오연섭 회장은 “역사적인 면천공립보통학교 학생 3·10독립만세운동 105주년 기념식 및 제17회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거행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추운 날씨에도 기념식 및 재현행사를 빛내주기시 위해 참석해주신 시민과 학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