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보존회·축제위원회, 정월대보름 행사 개최

사람들이 거대한 달짚에 염원을 담은 소지를 끼우고 있다. ⓒ배현섭
사람들이 거대한 달짚에 염원을 담은 소지를 끼우고 있다. ⓒ배현섭

[당진신문=배현섭 수습기자] 지난 달 23일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에서 풍년과 건강, 행복과 행운을 기원하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대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불은 모든 부정과 사악을 살라버리는 정화의 상징이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선조들은 달집태우기를 통해 넉넉한 새해,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새해를 맞이했다.

정월대보름에 달을 매개로 한 달집태우기는 대보름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이다. 물을 상징하는 달을 불에 그슬려야 가뭄이 들지 않는다는 믿음은 우순풍조를 비는 상징적인 의례이다. 특히, 달집 안에 넣은 대나무가 타오르는 순간 나는 소리를 두고 사악한 기운을 없애고 악귀들을 쫓는다고 한다.

이에 기지시줄다리기보존위원회와 축제위원회는 2024년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대보름 기념행사를 열었다. 특히,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는 2025년에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행사가 잘 진행되기를 소망하는 뜻깊은 행사로 마련됐다.

정월대보름 난타공연. ⓒ배현섭
정월대보름 난타공연. ⓒ배현섭
정월대보름 행사 풍물패 공연. ⓒ배현섭
정월대보름 행사 풍물패 공연. ⓒ배현섭
정월대보름 행사 한궁 체험. ⓒ배현섭
정월대보름 행사 한궁 체험. ⓒ배현섭

저녁 6시경 달집태우기 행사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과 시민들이 하나둘 박물관으로 모였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많은 시민은 가정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며, 달짚에 소지를 끼웠다. 달집에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소지가 가득 뒤덮여 있었다.

행사장 한 켠에 마련된 민속체험 부스에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모였다. 한궁 체험에 참여한 한 어린이는 엄마에게 “내가 가운데에 더 잘 맞춰”라면서, 즐겁게 전통체험을 했다.

저녁 6시 30분, 달집태우기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를 알리는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이 이어졌다. 체험 부스에 있던 시민들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행사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례를 시작으로 달집태우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짚과 대나무로 제작된 달짚은 큰 소시를 내며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달집이 타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켜봤고, 태우는 소리를 들으면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했다.

붉게 타오르는 달짚의 모습. ⓒ배현섭
붉게 타오르는 달짚의 모습. ⓒ배현섭

축제위원회 최홍섭 위원장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인해 행사장 여건이 좋지 못했지만, 많은 분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붉게 타는 달집을 보며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기지시줄다리기의 세계화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줄다리기보존회 구은모 회장은 “이번 행사는 날씨가 굉장히 좋지 못해 어렵게 진행했다. 보존회와 축제위원회 회원분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행사 준비를 했다”라며 “내년에도 달집태우기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서 많은 시민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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