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운행 택시 321대..심야시간 운행 비율 50% 안돼

“지난 1월 29일 금요일 저녁 7시경에 읍내동에서 우두동으로 가기 위해 어플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다. 그러나 택시는 잡히지 않았고, 30여분을 길에서 서 있으면서 차라리 걸어갈까 고민도 했다. 저녁만 되면 택시 잡기가 어려운데, 당진에 택시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택시 이용객이 많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당진신문 미디어팀 이승연 PD

당진시 택시 운전자 연령 현황. 자료제공=당진시청. ⓒ당진신문
당진시 택시 운전자 연령 현황. 자료제공=당진시청. ⓒ당진신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택시는 시민의 발이 되는 여객 자동차이자 영업용 승용차다. 정해진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는 버스와 다르게 택시는 승객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진에서는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외곽 지역 혹은 운전하지 않는 시민들은 택시를 이용하고 있으며, 궂은 날씨에는 시내 곳곳마다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대기하는 승객들이 줄을 길게 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진에서 심야 시간대 및 교통 사각 지역에서의 초과 수요로 인한 불편이 지속되면서, 승차난으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눈이 내리던 지난 1월 초, 송산면에 거주하는 김민정 씨의 시아버지는 이른 아침에 잡힌 약속 때문에 시내에 나가야 했던 만큼 택시를 호출했지만, 30여분이 지나도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김민정 씨는 “송산면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평소에도 차량이 잘 다니지 않는 동네이긴 하다. 그런데 눈이 내리니까 택시는 더욱 잡히지 않았고, 이른 아침부터 30여분간 콜택시 회사에 전화했지만,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며 “아버님이 약속에 늦으실까 걱정을 하시며,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모셔다드렸다. 제가 집에 없었다면, 아버님은 하염없이 택시만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시내에서도 택시 잡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구터미널이나 당진터미널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택시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는 대기하는 택시가 줄어 승차난이 반복되고 있다.

당진 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 모습. ⓒ배현섭
당진 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 모습. ⓒ배현섭

이에 당진시는 택시 운행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총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제4차 택시 총량제 재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앞서 당진시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택시 총량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4월 당진시는 제4차 당진시 택시총량제계획수립에 근거해 2020년보다 6대를 증차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전국 택시 대수는 24만 9063대로, 일반택시는 8만 4385대(33.88%), 개인택시가 16만 4678대(66.12%)를 차지하고 있다. 

시·도별로는 서울시가 28.8%로 가장 많은 택시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경기도 15.2% △부산광역시 9.57% △대구광역시 6.29% 순이며, 충청남도는 2.5%로 낮았다.

당진시 택시 대수는 2023년 1월 기준 총 321대로, 일반(업체) 94대, 개인 227대였으며, 업체별 택시 보유 규모는 △대영택시 32대 △대건운수 25대 △당진택시 21대 △대우택시 16대였다. 

당진 일반 및 개인택시의 운행 실태를 살펴보면 주행거리 대비 영업거리가 다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택시 가동률은 83.4%에 주행거리는 261.9km, 영업거리는 124.7km로 거리 실차율은 47.6%였다.

개인택시의 주행거리와 영업거리는 일반보다 적은 199.4km, 영업거리는 97km이지만, 거리 실차율은 48.6%로 비슷하게 집계됐고 가동률은 87%였다.

택시 대당 1일 근무시간과 영업횟수는 △일반택시 11시간 36분, 횟수 22.6회 △개인택시 13시간 8분, 횟수 20.5회로, 평균 12시간 22분과 21.6회로 나타났다. 운송수입금은 일반택시는 22만 2294원, 개인택시는 17만 6688원으로 집계됐다.

요일별로 살펴보면, 금요일이 근무시간 13시간 5분으로 가장 길었으며, 일요일이 11시간 41분으로 적었다. 반면, 횟수로는 토요일이 24.2회로 가장 많았고, 화요일이 20.1회로 가장 적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용역사는 택시 적정 공급 규모를 산정했다. 산정 기준은 실차율과 가동률에 따른 산식에 의해 결정되며, 도농복합도시의 경우 인구, 면적 비율을 총량으로 산정한다.

산정 결과 당진에 적정 택시 대수는 272대이며, 이는 현재 면허 대수 321대 대비 43대가 과잉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공급에도 승차난 발생

과잉 공급에도 불구하고 당진에서 택시 승차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두고 당진시 교통과는 “당진에 택시 운전자의 연령대가 대부분 6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전 시간 운행 비율은 고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자료에 따르면 1월 25일 기준 당진시 택시 운전자는 총 324명이며,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전체 운전자의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20대와 30대는 단 3% 수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1명 △30대 9명 △40대 35명 △50대 74명 △60대 149명 △70대 55명 △80대 이상 1명으로 나타났다.

당진시 택시 시간대별 운행 비율. 자료제공=당진시청. ⓒ당진신문
당진시 택시 시간대별 운행 비율. 자료제공=당진시청. ⓒ당진신문

시간대별 운행 비율로는 낮 시간대에 운행 비율은 대부분 90%로 높지만, 늦은 저녁과 새벽 시간에는 31%~50% 수준으로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시간대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오전 7시 택시 운행 비율은 84.3%로 오전 6시(70%) 대비 14% 늘어나며,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90% 이상을 유지했으며, 오후 4시와 5시에 운행 비율은 100%를 달성한다.

그러나 저녁 9시부터 운행 비율은 80% 미만으로 떨어지며, 새벽 1시부터는 운행 비율이 40% 안팎이다. 특히, 심야 시간에 운행되는 택시는 개인보다 법인 비율이 높다. 법인택시는 심야 시간에도 전체 96대 가운데 50대 이상 운행되는 반면, 개인택시의 경우 저녁 12시 이후부터 오전 5시까지운행 대수는 100대 미만이다.

이 때문에 시는 개인택시 운행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강제로 운행을 요구할 수 없는 만큼 당장 택시 승차난 극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는 “60대 이상 운전자들 중에는 아무래도 저녁 늦은 시간이나 심야 시간에 운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그나마 법인택시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운전자 수가 개인택시보다 많고, 법인택시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주로 새벽에 근무를 많이 하다보니 심야 시간에 택시 운행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택시 운전자의 연령 제한이 없다. 그러니 예전에 면허권을 취득한 운전자들이 계속 택시를 운행하고 있으며, 면허권 반납도 강제가 아닌 탓에 고령이어도 택시 운전을 할 수 있다”며 “택시를 늘리면 좋겠지만, 총량제에서 이미 과잉 공급되는 것으로 나온 만큼 늘릴 수는 없다. 국토부의 법안 개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당진에서 택시 승차난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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