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교실 강사 이숙헌 화가
“수강생들에게 힐링의 시간 됐으면”

다양한 기관에서 미술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숙헌 화가. ⓒ이혜진
다양한 기관에서 미술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숙헌 화가. ⓒ이혜진

[당진신문=이혜진 시민기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 하얀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했다는 이숙헌 화가는 이제 자신의 재능을 다른 이에게 나누며 행복함을 느낀다.

7년 전 남편과 함께 당진으로 귀촌을 한 이 화가는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강사 활동을 시작하며, 미술 작가에서 미술 강사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그리고 이제는 제자들에게 감사하고 소중한 ‘선생님’으로 불리며, 함께 그림을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3년 동안 작품 활동을 쉬다가 김회영 관장님의 추천으로 강사 활동을 하게 됐어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줘서 시작할 수 있었죠. 그런데 강사를 하다 보니까 오히려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충남문화재단 여행스케치, 주민자치프로그램, 배달 강좌, 도서관 등에서 수채화, 연필 인물화, 펜화, 어반 드로잉 미술 강사로 많은 활동을 한 이숙헌 화가가 가장 마음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당진시 장애인복지관 미술 교실. 5년 동안 수업을 하면서 가족처럼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며 쑥쑥 성장하는 수강생들을 보며 나눔을 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

주민자치프로그램 수업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숙헌 화가. ⓒ이혜진
주민자치프로그램 수업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숙헌 화가. ⓒ이혜진
이숙헌 화가의 제자들이 그린 작품으로 제작한 당진시 장애인복지관 달력. ⓒ이혜진
이숙헌 화가의 제자들이 그린 작품으로 제작한 당진시 장애인복지관 달력. ⓒ이혜진

“예전에는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소통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수강생들과 말하지 않고도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힘든 일보다는 감동하는 일이 더 많아요. 꾸준히 배운 수강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도 보이고요. 최근에는 장애인, 비장애인 전국 공모전에서 2명이나 대상을 받았어요. 덕분에 23년이 보람된 한 해가 되었죠(웃음)”

그림을 잘 그리도록 기술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말하는 이 화가는 수강생들이 편하게 자신을 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장점을 발견하고 개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수업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러한 이 화가의 각별한 애정에 함께 하는 수강생들 또한 그림을 그리며 안정감을 찾고, 자존감도 높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수강생들이 실력을 인정받아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도 하고, 전시회는 물론 직접 그린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해 나누는 활동도 하고 있다. 

당진시 장애인복지관에서 이숙헌 화가가 진행하고 있는 미술교실 수업 모습. ⓒ이숙헌 화가 제공
당진시 장애인복지관에서 이숙헌 화가가 진행하고 있는 미술교실 수업 모습. ⓒ이숙헌 화가 제공

“저는 미술 지도를 할 때 제 그림을 닮게 그리지 말라고 강조해요. 그림을 사물과 다르게 그려도 되는 것이니 나만의 그림으로 그리라고 항상 말해주죠. 그리고 칭찬을 많이 해줘요. 그래야 자신감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하거든요. 저도 미술 공부를 자유롭게 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수강생들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죠”

자신이 수강생들에게 준 마음보다 더 큰 마음을 받고 있어 감사하다는 이숙헌 화가. 지금까지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 주기 위해 앞으로도 강사로 활동하며 그림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소박한 일들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은데 저를 선택해서 배우시는 모든 분께 너무 감사해요.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가진 미술 강사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강사 활동하면서 약간 소홀했던 작품활동이나 개인전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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