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음
쌀쌀한 겨울 아침 일찍부터
밀차를 밀고 시내에 나온 허리 굽은 할머니
오늘도 어제도 병원행이다
하루도 아프지 말고 살아야지
굳센 의지에 추운 겨울이 맴돌고 간다
한때는 나도 젊어 썼는데
세월의 장사에 이길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나날들
몸은 삐쩍 말라 비틀어져도 살아야 한다는
일념에 기운을 내 걸으니 숨이 가쁘다
약국에 처방전을 내밀어
두툼한 약을 짓는 할머니
나이 들면 몸은 아프고 약으로
삶을 걸어 연명하는 생, 부끄러울 것도 없다
죽지만 않는다면야 약으로
오래 살 수만 있다면야
찬 겨울 길을 홀로 헤쳐서 살아간다
약력
합덕출생. ‘91년 농민문학과 동양문학 등단, 시집 :『내가 태어난 것은』『바람의 노래/’17 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출간. 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협 부지부장역임 연호시문학(창립)회장, (사)한국문화해외교류당진지부장. 당진시인협회 이사
당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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