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함께 성장하는 유은정 그루매니저

그루경영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유은정 당진 그루매니저. ⓒ이혜진
그루경영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유은정 당진 그루매니저. ⓒ이혜진

“우리나라 국토의 몇 프로가 산인지 아세요? 임산물이 몇 종이나 있는지 아시나요? 당진에 산이 몇 개 있을까요? 그루경영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당진에서 산림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지만, 찾아보면 발견하지 못한 산림자원이 아직 많아요. 저는 요즘 우리 지역의 숲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어요”

[당진신문=이혜진 시민기자] 이토록 산을 생각하고, 숲을 이야기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당진에서 그루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유은정 활동가는 그루경영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림자처럼 곁에 머물며 그들을 돕고 있다. 그리고 아직 찾아내지 못한 무궁무진한 당진의 산림자원을 발굴하기 위해 지역에서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그루매니저라는 말이 조금 생소할 거예요. 그루매니저는 5인 이상 지역 분들이 모여서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람이에요.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공동체 창업지원과 산림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8년부터 각 지역에 한 명씩 그루매니저를 배치했죠. 저는 올해 4월 당진 그루매니저로 선정돼서 활동하고 있어요”

그루경영체에 최종 선정된 숲마리(숲체험). ⓒ유은정 그루매니저 제공
그루경영체에 최종 선정된 숲마리(숲체험). ⓒ유은정 그루매니저 제공

당진에서 어르신 자서전 쓰기 강사, 그림책 글쓰기 모임, 디마이너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던 유은정 활동가는 그간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고, 또 다른 재미있는 일을 찾던 중 우연히 그루매니저를 알게 됐다. 그리고 지역의 사람을 발굴하고 역량을 키워서 창업할 수 있도록 일대일로 밀착 지원하는 그루매니저 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과감하게 지원했다.

유은정 활동가는 그루매니저로 활동하기 전에 산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워크숍을 참여해 산림에 대한 기초 지식, 창업 및 마케팅 등을 배우고, 전국 그루매니저와 네트워킹을 형성해 그루경영체를 지원할 방법을 공유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당진에서 총 7개의 경영체를 발굴했고, 이 중 숲마리(숲체험), 두레나무그늘(목공체험), 산도락(숲도시락)이 그루경영체로 최종 선정돼 멘토링, 교육훈련, 법인화, 홍보·마케팅 등의 창업지원을 받는다.

임산물로 도시락을 만드는 그루경영체 산도락. ⓒ유은정 그루매니저 제공
임산물로 도시락을 만드는 그루경영체 산도락. ⓒ유은정 그루매니저 제공

“산림자원과 관련된 공동체를 발굴해야 해서 처음에는 아주 어려웠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조금 어색했고,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편해졌죠. 7개의 경영체 모두 열심히 서류와 발표를 준비했는데, 떨어진 팀이 있어서 아쉬움이 남아요. 이제는 우리 경영체들이 지역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제가 도와야죠”

그루경영체가 자체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유은정 활동가. 앞으로도 그루경영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고민하며, 당진에 있는 산림자원의 가능성을 찾아 지역을 살리는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리고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그루매니저의 역할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루경영체가 바로 소득 창출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직은 조금 힘들어요. 그래서 당진의 그루경영체들이 힘을 내서 좋은 모델을 만들어줬으면 해요. 그리고 그들의 활동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지 않고, 당진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게 저의 소박한 목표예요. 그럴 수 있도록 그루매니저의 시스템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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