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천을 살립시다> -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당진시는 국내 최고의 철강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연간 조강생산능력이 2,400만 톤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일관제철소(一貫製鐵所)이다.
일관제철소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 철강 제품을 만드는 제선, 제강, 압연 등의 모든 공정을 한 장소에서 처리하는 제철소를 말한다. 당진 산업단지에는 현대제철뿐만 아니라 현대 하이스코, 동부제강, 동국제강, 환영철강, 휴스틸 등 6개 철강회사가 들어와 있다.
철강 산업은 ‘산업의 쌀’이라고 한다. 이는 자동차, 전자, 기계, 조선, 건설 등 후방산업에 직접 연관되는 효과가 높아 국민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강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살아있어야 자동차, 전자, 기계 조선, 건설 등의 국제경쟁력도 확보될 수 있게 된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는 일찍이 포스코와 같은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철강업체가 자리 잡고 있어 자동차, 전자, 기계, 조선, 건설 등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철강 산업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은 자연 상태에서 산소와 결합된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과정을 거쳐야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 산소를 떼어낼 수 있는 물질 중 가장 값싸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코크스(석탄 연료)이다. 그래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될 수밖에 없어 1t의 조강(粗鋼: 가공되지 않은 강철)을 생산할 때 약 2t의 CO2가 발생한다고 한다.
철강 산업은 수많은 공정이 고온 및 고압 작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원료의 사전처리공정에서는 각종 유해성 가스와 분진이 발생한다. 때문에 대기 중에 배출되는 분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산업이다.
철강업체의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매연이나 폐수를 포함한 중금속이 지하수, 하천 및 비산분진 등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 확산되어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의 근원이 된다. 특히 유해중금속들은 인체에 흡수되어 급, 만성장애를 초래하고 호흡기 계통의 장애와 대부분 저농도 함유된 공기를 장기간 흡입함으로써 인근주민들도 환경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철강업체의 환경오염물질 배출
철강 산업은 철광석, 코크스, 석회석 등을 용광로에 넣고 제련하여 선철로 만드는 공정을 거친다. 따라서 광물성 분진을 마시면서 1,500도가 넘는 고로에서 불순물(인, 황, 규소 등)을 제거하는 제련공정에서 작업을 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사업장이 위험하고 유해물질을 많이 흡입하여야 되는 직종이다. 특히 코크스로에서 장기간 석탄이 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많은 가스를 마셔야 하고 원료의 3 -4%에 해당되는 콜타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 독성물질을 흡입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사업장 근로자들은 폐의 환기능 장애, 만성기관지염, 천식, 폐색성 폐질환, 폐암, 진폐증, 결핵종 등 각종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게 된다. 한편 철광석, 코크스, 석회석 등을 용광로에 넣기 위해서 잘게 부수는 소결 공정에서 많은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일산화탄소 배출
용광로에서는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낡은 용광로 수리과정에서 일산화 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발생한 가스는 수집기를 통하여 수집, 먼지를 거른 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되거나 화학공장의 원재료로 투입된다.
폭발 용광로가스에 22 -30%, 코크스 오븐가스에 5 -10%, 전기로 가스에는68 -70%의 일산화탄소가 함유되어 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그 증상은 두통, 현기증, 땀이 나고 사지에 통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게 된다.

(2) 분진과 흄 배출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극성 분진과 흄은 호흡기에 자극을 주고 수축을 조정하여 천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소결물, 강괴를 만들 때 발생하는 철, 또는 산화철 흄은 폐 섬유화를 일으키지 않고 내화물 합금할 때에는 크롬, 니켈, 망간, 납, 카드뮴의 흄에 노출될 수 있다.

(3) 발암성 방향족 탄화수소 발생
코크스 제조과정에서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가 발생해 폐암발생원인이 된다.
PAH의 단기간 VHR로는 피부, 점막에 자극을 주고 어지러움 증, 두통, 메스꺼움 등을 유발시킨다. 장기간 PAH에 폭로되면 암의 발생원인이 된다.
용광로의 꼭대기에 근무하거나 장기간 용광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겐 코타르 피지에 폭로되어 건강에 매우 위험하다. 코크스로의 생산물은 80%의 코크스, 12%의 코크스오븐가스, 3%의 콜타르로 구성된다.
코크스는 석탄을 오븐에 넣어서 화씨 2,800도의 온도로 15 -20시간 가열할 때 생성되며 이 공정에서 휘발성 물질이 오븐으로부터 방출된다. 이는 대부분 화학유독물 등 급성 증상을 나타내지만 코크스는 만성증상을 나타내 상부기도의 암이 발생된다.

이와 같은 철강 산업은 많은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이밖에 철강 산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1%, 전체 산업의 15%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인 설비와 기술을 선택하고 개발하는 것이 철강 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2조에 의하면 근로자가 근무하는 작업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유해인자(소음, 분진, 유해화학물질 등)의 폭로정도를 측정, 평가하여 시설. 설비를 개선하는 등 적절한 대책을 강구토록 되어 있다. 즉 작업환경 측정분석을 통하여 근로자의 유해인자 노출을 파악하고 환기시설 성능평가, 역학조사, 정부의 허용농도와의 비교를 통하여 근로자들에게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철강 산업은 산업보건법, 환경보건법 등에 의한 환경규제에 대응하여 나가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은 철강 산업은 친환경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1년 철강산업 재해자 2,878명(사망자 49명) 가운데 무려 84.9%인 2,442명이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대다수인 협력업체에서 발생했다.
2012년에 들어 4월까지 철강산업에서 944명의 재해자가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11.3%(96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5개 철강업체 16개 공장의 경우 같은 기간 29명에서 2012년 12명으로 무려 58.6%가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협력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중소형 철강사들의 재해율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사의 재해율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은 중소형 협력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철강 산업은 공정에서 고열이 발생하고 중장비도 많아 산재 발생률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협력업체들은 더욱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대형사들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에는 매우 인색하고 관계당국도 사후처리 행정에만 몰두한 채 근로자들의 안전의식만 강조하고 있으니 산재율이 높은 악순환이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사업장 근로자들은 환경오염물질로 각종 폐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더욱이 2011년 기준 전체 산업의 평균 재해율은 0.65%였는데 철강 산업 재해율은 1.16%에 달해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철강 산업은 환경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것이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 공법인 파이넥스(FINEX) 공법을 개발하였다.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의 사전 처리가 불필요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제철 프로세스라고 한다. 기존 과정에 비해 황산화물의 배출 수준은 19%, 질소산화물은 10%, 먼지는 52%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한편 포스코에서 개발 중인 스트립 캐스팅 기술이 완료되면 설비투자비 40%, 공정원가 3분의 1, 에너지 소모는 75 - 85% 절감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밖에 부산물 재활용, 친환경 설비도입,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부산물 재활용으로는 철강 슬래그(철강제조 과정에서 쇳물과 함께 생성되는 물질, 슬래그에 함유된 철성분이 해조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짐)가 대표적이며 제강분진(제강공정에서 발생하는 먼지)의 재활용도 연구 중에 있다.

철강 슬래그는 도로용 골재 등으로 100% 재활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부산물인 바이오 슬래그는 해중림(바닷 속에 모자반류나 다시마류 등 대형 갈조류가 발생 하고 있는 장소)을 조성하여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고 있다. 제강분진은 중금속 함유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로 인하여 발생량의 70%가 매립되고 있으나 현재 30%에 불과한 재활용율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철강 산업에서 가장 요구되는 이산화탄소를 정제할 수 있는 산업 기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단 한 가지 방법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한편 철강 산업은 많은 다른 재료들, 즉 알루미늄과 같은 비철금속, 플라스틱, 그리고 세라믹 등과 함께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런 재료들도 현재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 중에 있고 앞으로 환경 친화적 재료가 독점적인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들 재료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철강 산업이 앞으로도 소재산업의 지배적 역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철강 산업은 당면한 환경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21세기 지구환경시대에 생존하여 나갈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다른 산업분야보다 환경규제에 대응과 친환경기술개발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특히 당진시는 세계적인 철강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곧 철강 산업의 환경문제를 극복하여 경쟁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당진산업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철강업체들이 친환경 기술로 무장할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철강업체들이 배출하는 환경오염물질은 결국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
삽교천을 살리기 위해서도 철강업체들의 환경문제는 해결되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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