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공연이 아닌 즐기는 공연
차선희 피아노 렉처리사이틀 열려

20년만에 만난 대학교 친구랑 호흡을 맞추면서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차선희 박사(오른쪽)와 김정애 피아니스트(왼쪽)가 더욱 다채로운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4hands로 연주중이다. ⓒ김진아
20년만에 만난 대학교 친구랑 호흡을 맞추면서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차선희 박사(오른쪽)와 김정애 피아니스트(왼쪽)가 더욱 다채로운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4hands로 연주중이다. ⓒ김진아

[당진신문=김진아 미디어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민요와 우리의 소리로 무대를 가득 채운 ‘2023희(熙)모리 프로젝트’의 피아노 렉처 리사이틀이 지난 5일 문예의 전당에서 열렸다.

이번 2023희(熙)모리 프로젝트는 “음악 언어도 모국어와 외국어가 있어야 한다”는 어느 음악학자의 말에 공감한 차선희 박사(피아노교수학 전공)가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전래동요를 음악교육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다.

차선희 박사는 “클래식 음악은 바르톡이나 그리그처럼 대부분 외국 작곡가의 곡으로 배우기 시작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좋은 곡들이 정말 많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연구로만 끝내기 아쉬운 곡들이 많아서 이번 리사이틀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곡을 해설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우리 곡을 해설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우리 곡을 연주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우리 곡을 연주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우리 음악의 모국어를 찾기 위해 차선희 박사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잠자라 잠자라, 도라지 판타지, 오돌또기 등 피아노 교육용으로 편곡된 우리 곡을 연주했다.

특히, ‘잠자라 잠자라’는 잠자리를 유인하는 내용이 담긴 당진의 전래동요로 청중의 관심을 끌어내며, 흥미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또한, 차선희 박사는 악기를 단계적으로 배우듯이 감상 또한 단계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퀴즈와 선물, 화면과 해설을 함께 준비했다.

차선희 박사는 “8살이 되면 클래식 공연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8살이 감상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 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라면서 “질문도 참고 숨죽이며 꼼짝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아니라 처음 클래식을 접하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관람하는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손바닥으로 우리나라 전통 장단을 치며 곡을 설명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손바닥으로 우리나라 전통 장단을 치며 곡을 설명하는 차선희 박사. ⓒ김진아

편안한 공연을 만들겠다는 차선희 박사의 의도가 관철된 듯 이날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42)은 “아이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 왔는데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졸지 않고 끝까지 관람한 클래식 공연이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차선희 박사는 편안한 클래식 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예술로 소통할 예정이며, 앞으로 겨울과 지브리 OST를 주제로 하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차선희 박사는 “객석이 많이 차지 않아서 아쉽지만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이라면 스스로 찾아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청중과의 소통을 위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교회 등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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