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 박성길 대표

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를 운영하는 박성길 대표. ⓒ김성민
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를 운영하는 박성길 대표. ⓒ김성민

[당진신문=김성민 기자] 개인위생 관리는 현대인에게 삶의 질에 직결된 요소이며, 노년기에 이르면 생명과도 연결되는 중차대한 의제로 확대된다. 

당진의 어르신 누구라도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곳, 이동 목욕차를 항시 운행하며 구석구석을 살피는 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읍내동 안신타워아파트 앞 상가 건물 2층에 둥지를 튼 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는 박성길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당진이 고향인 박성길 대표는 성인이 된 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20년, 당진에 내려와 4년간 병원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오랜 시간 노인 의료 현실과 복지 환경을 체감하게 됐고, 요양센터를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성길 대표는 “1990년 당진에 돌아와 병원 일도 하고, 농업인으로 10년, 새마을지도자로 또 10년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교회를 다니며 목욕봉사를 시작했고, 요양보호사로 봉사를 잇다 2018년 지금 센터를 열었다”며 “장기요양제도가 생긴 이래 어르신 복지는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일면이 있다. 요양센터가 그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목욕차 모습. ⓒ김성민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목욕차 모습. ⓒ김성민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목욕차 모습. ⓒ김성민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목욕차 모습. ⓒ김성민

요양보호사 활동 중 만난 당진의 한 노부부 사연이 박성길 대표가 본격적으로 장기요양 사업에 뛰어드는 기폭제가 됐다. 사업 실패로 낙향해 조용한 삶을 살던 노부부는 갑자기 맞이한 치매와 뇌경색으로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보호자를 대리해 입원 절차를 진행하고, 당시 송산면사무소 직원과 협력해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하는 등 여러 도움을 줬지만 결국 남편은 2년 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박성길 대표는 “장기요양을 그저 어르신 수발들고 환경 관리만 담당하는 서비스로 보면 안 된다. 어르신의 생명권을 지켜주는 최후의 그물망이다”라며 “갈수록 노인만 남는 지역에서 방문목욕은 물론 간호 등 더 많은 요양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통합재가서비스가 확대되면 결국 장기요양센터는 모든 요양 능력을 갖추도록 다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재가서비스란 한 기관에서 모든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일원화하는 국가 정책으로, 2016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지정 기관을 늘려가며 확대 중이다. 현재 장기요양은 주·야간보호, 방문요양, 방문목욕, 간호, 단기보호 등 서비스 분야에 따라 별도 기관에 분산되어 있지만, 통합재가서비스가 안착하면 한 곳만 찾아가도 모든 장기요양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당진재가장기요양센터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동 보조, 식사 보조, 병원 이동 등 방문요양 사업을 진행하며, 이동 목욕차를 활용한 방문목욕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동 목욕차는 리프트가 장착돼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성민
이동 목욕차는 리프트가 장착돼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성민

박성길 대표는 “보통 아침 8시 10분쯤 목욕차를 가동해 해가 질 때까지 운행한다. 온통 물 닿는 설비가 가득해서 목욕차 수명은 짧기 마련인데, 외진 마을까지 다니다 보면 차가 금방 망가진다”며 “그래도 방문목욕은 힘닿는 데까지 진행하고 싶다. 대소변이 그대로 달라붙어 악취를 풍기는데, 아무도 돌보지 않아 건강마저 나빠진 어르신을 처음 본 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1.5톤 트럭을 개조해 보일러와 목욕 시설을 내부에 장비한 이동 목욕차는 요양보호사 2명이 한 팀이 되어 운영한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을 제대로 목욕시키려면 2명은 필요해서다. 센터에 등록된 대상 어르신 중 신청자 목욕 현황을 일정화하고, 누락 없이 방문하려면 하루종일 당진 곳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박성길 대표는 “장기요양 사업은 사명감 없이 운영하기 어려운 분야다. 인건비는 적고, 나라에서 지원하는 예산에 따라 처지가 극적으로 바뀌고, 일의 난이도도 상당하다”면서 “그럼에도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방문목욕 받는 어르신들의 환한 표정, 지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는 자부심이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위치 : 당진시 북문길 1-12 안신타워 2층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까지
●문의 : 041-35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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