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의 한 택시기사가 흉기를 소지하고 택시에 탑승한 강도범을 상대로 침착하게 대응해 검거에 도움을 준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22시 30분경 당진콜택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A씨는 당진경찰서로부터 당진의 한 유흥업소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강도범이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택시 차량 번호로 위치 추적 조회 요청을 했고, A씨는 경찰서에서 조회 요청한 택시 번호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했지만, 단말기가 꺼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기사의 신변을 우려한 A씨는 즉시 택시기사에게 연락했다.

ⓒ당진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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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요즘 경찰을 사칭하며, 정보를 요청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처음에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택시 번호 위치 추적을 했다. 그런데 위치가 뜨지 않고, 단말기가 꺼져있다고 나오니까 혹시 무슨 일 생겼을까 얼른 기사님에게 전화했는데, 다행히 기사님과 통화할 수 있었다”라며 “강도는 택시비가 없다며, 서산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받으러 가자고 했고, 제가 전화했을 당시에 기사님은 강도와 함께 한 가정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강도는 구터미널 인근에서 택시에 탑승한 이후 서산으로 가자고 요청, 한참 서산으로 가던 중 택시기사에게 “택시비가 없다. 집에 가면 가족이 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당진을 떠나 목적지에 거의 도착하고 있을 때여서, 택시기사는 어쩔 수 없이 승객을 태우고 서산으로 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택시 시동을 끄고, 한 가정집 앞에서 강도범과 함께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A씨의 전화를 받은 택시기사는 강도범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순간 겁이 났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우선, 강도범과 살짝 거리를 두고, 통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통화음을 줄이면서, 콜센터와 통화하는 척 위치를 알렸다.

전화를 끊은 이후 경찰이 출동하는 동안에도 택시기사는 기지를 발휘해 강도범의 도주를 막았다. 술에 취한 강도범이 흥분하면 흉기를 휘두를 수 있는 만큼 택시기사는 최대한 요금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일상 이야기를 건네며 시간을 벌었다.

택시기사가 시간을 버는 동안 당진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서산경찰서는 즉시 출동해 강도범을 체포했다.

A씨는 “자칫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었지만, 기사님이 침착하게 대응하셔서 강도범도 검거하고, 안전하게 사무실로 복귀할 수 있었다”며 “기사님의 컨디션은 괜찮으며, 택시 운행을 하고 있다. 어느 승객을 태울지 모르는 만큼 위험한 순간도 많은데,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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