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등굣길 위해 5분간 정차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서 1년간 교통지도 펼쳐와

지난 18일 정미면 천의리 버스정류장에서 문용학 기사가 아이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김연란 정미면 새마을부녀회장 제공
지난 18일 정미면 천의리 버스정류장에서 문용학 기사가 아이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김연란 정미면 새마을부녀회장 제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18일 오전 8시 30분경 시내에서 출발한 버스 한 대가 정미면 천의리 버스 정류장에 멈춰 섰다. 그리고 버스에서 학생들 10여명과 버스를 운행하는 문용학 기사(49)가 함께 하차했다. 

이후 문용학 기사는 도로의 좌우를 살피며, 대형 화물차량이 지나는지 확인했다. 차량이 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학생들에게 횡단보도를 건너게 했다.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을 다 확인하고 나서야 버스에 올라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버스에서 하차한 학생들은 시내산학교에 재학 중으로, 버스 승강장에서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야 학교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이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다. 여기에 천의리 일원으로 속도를 낮추지 않고 운행하는 대형 화물트럭과 차량들이 많다보니 교통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다.

김연란 정미면 새마을부녀회장은 “정미면 천의리는 평소에 덤프트럭 등 대형 화물차가 자주 다니는 곳인데 어느 날부터 천의리 방면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님이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잠시 버스 운행을 멈추고 교통지도를 해주고 있다”며 “덕분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당진여객 문용학 기사는 몇달 전부터 이 횡단보도에서 버스 운행을 5분여간 멈춰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교통지도를 해왔다. 

당진여객 문용학 버스기사. ⓒ당진여객 제공
당진여객 문용학 버스기사. ⓒ당진여객 제공

문용학 기사는 “1년 전부터 정미면 방면 노선을 맡고 있는데, 어느 날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덤프트럭이 학생들을 위협하듯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위험하다고 느꼈다”며 “그러다 사고가 발생할까 싶어서 잠시 운행을 멈추고, 아이들 건너는 것을 지켜봐주기로 했던 것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안전하게 건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은데, 웃어주며 인사도 해줄 때면 하루의 피곤을 다 잊게 된다”며 “운전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조금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저 역시도 아이들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늘 안전운전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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