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높고 습한 날 지속..잦은 강우로 방제 시기 놓쳐 피해 확산
농민들 “약제 농민에게 직접 지원해주거나 현금으로 지급해야”

혹명나방이 갉아 먹은 볏잎이 회색빛으로 변해 있다. ⓒ옥윤민
혹명나방이 갉아 먹은 볏잎이 회색빛으로 변해 있다. ⓒ옥윤민

[당진신문=옥윤민 수습기자] 당진시도 혹명나방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신속한 추가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혹명나방은 6월 중순에서 7월 상순에 걸쳐 중국 남부지방의 기류를 타고 넘어와 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대게는 7월 중 방제에 나서지만,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는 탓에 제때 방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혹명나방은 급속도로 퍼졌고, 더욱이 약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는 탓에 피해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또한, 9월에 접어들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온이 높고 습한 날이 지속하며 추수 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진시의 혹명나방 피해는 충남도에서 3번째로 피해가 큰 상황이다. 충남도와 당진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당진시 전체 벼농사 재배면적 가운데 36.2%는 혹명나방으로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혹명나방을 제대로 방제하지 못하는 경우 벼잎을 말아 그 속에서 잎을 갉아 먹기 때문에 농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당진시농민회 이종섭 회장은 피해가 컸던 이유로 날씨 영향도 있지만, 당진시의 방제 지원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이종섭 회장은 “일례로 평당 공동방제에 농민이 신청하게 되면 드론방제비 30원(평당) 중 15원을 시에서 지원해준다. 하지만 평당 들어가는 약품 30원은 지원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농민이 부담하는 비용은 평당 45원이다”라며 “만일 5만 평 재배하는 사람이라면 비용 300만원 중 75만원만 지원받는 셈이다. 그것도 경영체가 등록된 농가만 가능한 사항”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신청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선호하는 약제를 고를 수 없어 많은 불편이 따른다. 지원금이 적고 여러모로 불편해 많은 농민 각자가 약품을 구매해서 이미 서너 번 방제를 한 상황”이라며 “약제를 농민에게 직접 지원해주거나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더 효과적인 방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당진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예전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양의 해충이 넘어오고 있다”라며 “1차 방제 시기가 7월에 이루어져야 했는데 잦은 강우로 방제 시기를 놓쳐 미흡한 점이 있었고 혹명나방의 세대(주기)가 짧아지면서 발생 밀도가 높아져 피해가 더 컸다”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서 “이미 2억2천만 원 규모로 읍면별 각 농가에서 원하는 약제를 신청받아 농협에서 제공했다”라며 “현재는 문자와 마을 방송을 통해 7일부터 13일까지 방제 적기라고 농민들에게 반복해서 알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당진시는 자체 공동방제 사업비를 확보해 드론방제비 평당 15원씩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만 혹명나방 확산이 심한 만큼 기존과 달리 신청에 횟수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2차 공동방제 신청을 받고 있다. 지원액은 변동 없지만, 기존 1차 공동방제와는 달리 9월 6일부터는 방제 신청에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벼 재배 농가면 누구든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더 많은 농가가 방제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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