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크고 작은 다양한 비리를 보아오면서 업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을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요즈음에 벌어지고 있는 의혹들은 그 도가 극한으로 치솟고 있다고 느껴져 당혹스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


전·현직 국세청장이 함께 관련된 뇌물상납 의혹은 법 이전에 양심에 비춰서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개인적 감정에 의한 음해성이라거나 또는 일부불만세력의 특정인 흔들기라는 등의 분석도 있다고 하니 더욱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현 한상률 국세청장이 지금은 금품수수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되어 수감 중인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유명화가의 그림을 주었다는 것인데, 전청장의 부인은 그림을 받았다고 하고 현청장은 그림을 본적도 준적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개인감정에 의한 음해성이라면 불의를 가지고 의리를 논할 수는 없겠지만 염치없는 일이 아닐 수 없고, 불만세력의 공작이라면 그야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공직의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여주는 일일 뿐만 아니라, 그 조직이 단결되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공격과 수성의 반복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조직으로는 국가적 사업과 업무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국세청이 위기다. 국민의 신뢰 밖으로 밀려나는 것보다 더한 위기가 있겠는가.


이번 그림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현직청장과 전 청장 그리고 그 전 청장 3대가 뇌물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는 부끄럽고도 진기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주성 전전 청장도 금품수수혐의로 2008년 11월 구속되었다.
뿐만 아니다. 임채주 전 청장이 1998년, 손영래 전 청장이 2003년에 각각 구속되기도 했다.


결국 한상률 국세청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가 수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사표내고 물러나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서는 안 된다. 의혹은 철저한 수사로 그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음해였건 사실이었건 밝혀서 단죄할 것은 단죄하고 명예회복을 시킬 것은 또 그렇게 해주어야 한다.


국세청의 비리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리가 발을 붙일 수 있는 토양을 척결해야 한다. 인사 때마다 난무하는 하마평과 무수한 루머들을 잠재울 인사제도의 보완도 시급하다.
정권이 바뀐다고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공무원이 달라질 것이 뭐가 있으며 왜 달라지려고 하는 것인가. 국민의 신뢰가 최우선이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