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지역업체 ‘시름’… 한국토지신탁은 모르쇠로 일관
지역 소규모 업체 자금 압박으로 인한 연쇄부도 우려

당진읍 채운리 코아루 아파트 공사현장의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지역업체가 시름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을 맡고 있는 코아루 아파트는 (주)투어스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지역의 4개 업체(임광, 모헨즈, 한일산업, 성신양회)와 계약을 체결하고 레미콘을 공급받았다.


이후 (주)투어스건설은 지난해 6월 총 12억여원의 납품대금중 1억5000만원만을 지급하고 10억5000만원을 미납한 채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했다.


(주)투어스건설이 코아루아파트 공사에 투입한 공사현장업체들은 레미콘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지 업체들로 선정, 이들에 대한 공사·납품대금은 모두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업체의 분노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토지신탁은 시름하고 있는 지역업체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주)투어스건설에게만 전가하고 있고, 후시공자 선정과정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후시공자인 (주)제이에스엠건설 역시 사전에 들은 바가 없고 (주)투어스건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금 회수가 막막한 상황이다.


특히, (주)제이에스엠건설은 지난 2008년 4월 21일 설립, 채 1년도 되지 않은 건설업체로 후시공사로 선정돼 한국토지신탁과 (주)제이에스엠건설간의 유착관계는 물론, 부도 시기와 설립시기가 맞물리는 (주)투어스건설과 (주)제이에스엠건설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찬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 7일 코아루아파트 건설현장앞에서 4개 레미콘 회사 관계자 50여명이 “한국토지신탁에게 지역업체는 봉인가?”, “지역경제 살리기는커녕 죽이지는 말아 달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불금 10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서 김상수 씨(성신 레미콘)는 “투어스 건설은 경제한파가 불어닥치기 전인 지난 해 6월 고의로 자재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고의부도를 내고 잠적했다”며 “한국토지신탁은 이같은 상황에도 지역업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나몰라라하고 있다. 이는 지역업체를 고사시킬 뿐 아니라 입주예정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코아루 아파트 신축에 참여한 지역의 소규모 영세 업체들이 자재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 압박으로 인한 연쇄부도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시공사의 부도라고는 하지만 한국토지신탁이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또 다른 지역업체 관계자는 “후시공자인 (주)제이에스엠건설은 설립이 1년도 안된 신생업체인데 어떻게 코아루 아파트의 시공사로 선정됐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주)투어스건설과 (주)제이에스엠건설이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부실도 예견돼 현재 지역레미콘 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하고 있어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지역업체로부터 코아루아파트 피해보상 협조 요청을 받고 지역경기 파장을 우려해 한국토지신탁에 계속적으로 원만한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토지신탁측은 “실질적인 채무자는 법적으로 (주)투어스건설(부도·첫 번째 시공사)이고, 자신들은 채권단에게 밀린 공사비를 지급할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현행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가 지급정지나 파산 등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을 때에는 발주자가 하도급업자에게 이를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007년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 못줄땐 발주자에 지급 책임이 있다고 판결 받은 바 있다.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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