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량희

마치 '나무'는 '우리네 삶'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부모님의 손등에 궂은 살이 박혀있는 것과 같이, 나무기둥 마디마다 '꾹꾹' 눌러 속으로 감싸안은 삶의 흔적들..비로소 세상 밖으로 속내를 비친다.

드넓은 땅 언저리.누군가 베다 멈춘 듯 위태롭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밑동에선 새로 돋은 가지들이 여럿 손을 뻗어 올리고 끝에선 뿌리에서 끌어 올린 수액을 공급 받아 제법 무성한 자태로 아름드리 내일을 품었다.

2014년 8월 15일. 69번째 맞는 광복절!
민족의 해방과 독립, 조국의 광복을 향한 순국선열들의 투혼을 회고해 본다.

당시 한민족의 공동목표, 공동염원은 민족저항시인들의 싯구에 고스란히 담겨 진다.
대표적인 시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들 수 있다.
이상화의 시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들'과 '봄'을 인용하여 그려놓은 한 편의 시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설움'과 해방이라는 '소망'을 외치고자 하는 삶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긴 터널 속을 걷는 듯, 칠흙같은 어둠을 헤쳐나와 드디어 1945년 8월 15일.
35년간의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나라와 주권을 되찾는 기쁨을 맞는다.

총칼의 무력 앞에서도 가슴에 품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던 애국지사들의 민족을 향한 애절한 사랑의 함성소리가 하늘에 닿아 '광복'이란 희망의 산물로 빚어진 것이다.

'광복절'에는 또 하나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3년 후인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정부'가 탄생됬음을 경축하는 날이기도 하다.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행보를 걷게 되는 토대가 되었음을 또한 되짚어 보며 이 날의 의미를 과거 역사 속에 한 사건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향해 힘차게 걸어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재조명 되어져야 할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 변모하는 전반전인 사회현상 속에서도..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국제정세 속에서도 '한국'이라는민족의 존립을 위해서는 이제 우리네 정체성을 자각해야 할 때이다.

어른인 우리가 먼저 바른 민족의식과 국가관을 자각하고 후손들에게 이를 심어주는 교육이 절실하다. 투철한 사명의식을 가진 리더들이 세워져가길 바란다.

기초공사에 충실히 지어진 건물은 오랜 세월의 흔적속에서도 굳건히 서 있다.
수치에 민감한 세상일찌라도 어려운 수학적 용어가 아닌 아주 기초적인 단어를 언급하려 한다.
'공통분모!' 오늘따라 이 용어가 새록새록 정감이 간다.

곱을 하든 나누든, 더하든 빼든..개인에서 소그룹, 대그룹, 국가에 이르기까지 현시점에서 달려가는 그 길에 나 하나가 아닌, 내게 소속된 일원들만의 것이 아닌.. 민족과 국가를 통틀은 '공통분모'라는 공동의식을 인지하고 그것에 입각한 발걸음을 딛기를 바란다.

이 땅 어디선가 만세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듯 하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2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세계속의 한국으로 우뚝섰던 '88서울올림픽'의 공식가사가 세계 각 나라. 즉, 국가간의 화합을 노래하기 이전에.. 먼저 이 땅의 동서남북 이념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나란히 손잡고 하나됨을 선포하는 구전가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라의 정체성이 담긴 국가공휴일이 단순히 휴일로 흘러 보내지 않기를 바라며.. 올 봄의 문턱에서 미리 찍어 두었던 사진 속 나무에 의미를 부여해 본다.

3.1절을 기리는 맘과..
8.15 광복의 참 의미가 회복될 때..
또 다시 민족부흥은 이루어지리라!

넓은 들.. 봄햇살을 머금고 뿌리 내린 사과나무가 언젠가 또 다시 꽃망울을 터뜨리고 열매 맺는 그 날을 꿈꾼다.

'푸른 의의 나무가 가득한 세상.. 우리 함께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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