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입을 열고 떠들어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법이니, 입 다물고 있으면 덜 잃게 되므로 그만큼은 이득이라는 뜻이다. 범부의 다변성 평소언행을 경계하는 말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욱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쯤 삼척동자도 익히 깨우치고 있는 일일 것이다.

말의 결과에 따른 이해득실에서 원망을 살 수도 있는 일이겠기에 그렇고, 공연한 긁어 부스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서도 그러하다.


말은 줄일수록 좋다. 정제된 말로써 요점만 전달하면 되는 걸, 미사여구로 화려하게 포장되고 각색된 말들은 말하는 사람이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요점이 흐려져 처음 의도에서 빗나갈 수가 있고, 자칫 과시가 지나치면 거짓이 섞여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요즘 대통령의 말씀이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실감도 되고 공감도 된다.
대통령이 그렇게 많은 말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그래서 얻은 것은 무엇이며, 더 얻을 것은 무엇인지. 아무 소득 없는 결과라면 결국 손해만 본 셈이지 않은가.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말의 성찬을 보면 ‘주가 3,000포인트 간다’, ‘펀드 투자해야 한다’, 지금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 등이다. 안되면? 손해배상 집단소송이라도 걸려올 판 아닌가. 이런 것들이야말로 대통령이 할 필요도 없고 또 삼가야 할 말들이 아니겠는가. 이런 불필요한 말들이 국민과의 소통을 갈구하는 그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꼭 전면에 나설 필요는 없다. 리더십이란 끌기도 하고 밀기도 하는 것이다. 뒤에서 밀지만 전면에서도 보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앞에서 끌고 있는데도 그 모습이 정작 보이지 않아서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장관 앞에 대통령이 나서지 말고, 대통령 앞에 장관을 내세워야 한다. 육탄전은 장관의 몫이지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대통령이 앞장서는 바람에 육탄전을 할 줄 모르는 장관을 만들지나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장관 하나 바꿔서 나라가 잘 될 것 같으면 매일 바꾸겠다고 했는데, 답보상태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하는 법이다. 앞장 서는 장수를 추호의 의심 없이 무조건 목숨 걸고 따를 수 있어야 사기도 충천하게 된다.

그러나 신뢰를 잃은 장수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 법이다. 설혹 능력이 제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신뢰를 잃은 그런 장수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것이니 결국에는 갈아치울 수밖에 없다는 것도 속히 깨우쳐야 할 일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한 말씀을 고대하게 해야 하고, 그 한 말씀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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