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석 표 / 내포문화연구원장

지난 1998년 당진의 홍수로 당진시가가 물바다가 되었다.
필자는 당진천 청룡교와 그 부근를 여러번 살펴 보았다. 그런데 홍수로 인해 제방이 파괴되어 당진천이 범람되었지만 그 범람의 원인 중 하나가 교량의 설계에도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교량의 높이가 낮아서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당진천 준설도 미흡했지만 근본원인의 하나는 교량 자체가 물의 흐름에 장애물이 되고 있었다.


그후 당진읍 관내 교량 여러곳 현지를 답사·확인하여 보았다.
1960년대 이후 부설한 교량과 일제 강점기에 시설한 것과도 비교해 보았는데 일제시 건설한 것은 비교적 모두 높았고 1960년 이후 교량은 거의 모두 낮았다. 극단의 예를 든다면 일제강점기 또는 그 이전 조선시대 교량은 홍교(무지개다리)형으로 가운데가 더 높게 건설되었으니 선조들의 지헤를 읽을 수 있었다. 설계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당진읍 어느 학교 체육관이 꽈리처럼 마루바닥이 부풀어 올라(특히 여름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마루를 뜯고 보수공사를 하는 현장을 목격하였다. 그런데 마루와 땅과의 높이가 20cm도 못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 체육관은 행사가 없는 한 거의 365일 6시경부터 7시 30분경까지, 19시경~21시경까지 사용하는 장소이다.(물론 그 학교 학생들도 사용)
60여년전 필자의 초등학교시절에는 교실 마루 밑에 들어가 장난할 정도로 마루와 땅과의 높이가 거의 80cm는 될 정도로 높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낮고 공기 소통이 안되어 마루가 썩어서 누차 교환공사를 하고 있으니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계 자체가 문제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낮에도 전등 몇십개를 켜지 않고는 운동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매년 1,000여만원의 전기 요금을 지출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다.


지붕을 완전히 덮어 태양광선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 필자가 충남도내 체육관을 10여개소 사용하고 살펴 보았지만 태양광선을 낮에는 이용하는 곳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물론 전기요금 절감목적이었다.


설계 잘못이 막대한 전기요금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관람석이 태부족으로 무슨 대회시 마다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2층에 가면 1줄만 아래 경기장면을 볼수 있고 그 후면의 몇개 계단이 있으나 그것은 무용지물이다. 도내외 어느 곳을 보아도 수백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면을 관람할 수 없는 곳이 없다.

관람석이 생명인데 왜 그렇게 설계 했는지? 재정형편상 예산이 부족하여 그렇게 밖에 설계할 수 없었는지? 설계자의 견문 부족은 아닌지? 설계나 건축에 관하여는 문외한이지만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전문가 의견은 어떤지 묻고 싶다. 여하튼 배아내 병신격(?)이다.


그 외의 건물도 언급해야 하겠다.
먼저 당진버스신터미널 건물부터 얘기한다면 개장하기 전 필자는 어떤 택시 기사들에게 신터미널 모습을 물어봤더니 대뜸 「어린이 만화동산 같데요」하고 소감을 말하였다.

개장식에 가 봤더니 그 기사의 말이 명답이었음을 보고 고소를 금치 못하였다. 당진군민의 자존심으로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의 터미널(?)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다시 짓는다는 기사가 있으니 다행이나 예산낭비가 아닌가?


모든 것은 수백년 수천년이 되어 문화유산(문화재)으로 등록될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로 역사의식을 갖고 설계하고 공사하는 자세가 아쉽다.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시가와 건물과 도로를 보고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었다.

터미널 앞 광장은 무슨 용도인지 당진시가 장차 1천만 인구의 서울역 광장으로 될른지 국회의원, 군수 후보 합동연설회장으로나 쓸려는지? 부족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떤지요.
다음으로 또 하나 있다.


당진보건소는 몇년전 밖에서 보고 의아하고 들어가 보고 또 의아했다. 필자가 몇몇 사람에게 누차 말해서 듣고 그랬는지 최근에는 도색이라도 다시해서 다행이나 그전엔 색채가 어두어 마치 교도소같았다.
주차장이 비좁고 모자보건실이(?) 협소하고 대합실 같은 안의 공간은 무엇인지 의문이다.


모자보건실(?)이 넓어야 하겠다는 느낌이다.
손자·손녀 때문에 자주 가는데 정문 안의 공간은 왜 그렇게 넓은지 의문이다. 역사의식을 갖고 천추만대까지 문화재가 되도록 설계하고 시공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