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초등학교 김리원 학생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장원

제20회 숲쟁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수상한 원당초등학교 김리원 학생. ⓒ정택원
제20회 숲쟁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수상한 원당초등학교 김리원 학생. ⓒ정택원

[당진신문=정택원 인턴기자] 판소리 불모지 충남에서 깊은 소리로 듣는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어린이가 있다. 바로, 원당초에 재학 중인 김리원 학생(9세)이다.

김리원 학생이 판소리를 시작한 계기는 가야금을 전공한 어머니 박혜정 씨의 영향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가야금을 전공한 어머니와 어머니 지인들과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판소리에 흥미를 갖고 자란 김리원 학생. 

김리원 학생은 “어렸을 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엄마가 국악실내악단에서 활동하시고, 무대에 오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판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어머니 박혜정 씨는 김리원 학생에게 국악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리원이가 4살이 되던 때 남도민요를 전부 외워 부르는 모습을 보고 판소리를 가르쳐보기로 결심했다.

박혜정 씨는 “리원이 어렸을때 국악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4살 아이가 남도민요를 흥얼거리듯 부르는 모습을 보고, 어느정도 재능은 있다고 생각해 하나씩 알려줬다”라며 “본격적으로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8살부터였다. 리원이도 판소리를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고,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리원 학생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광주에서 활동하는 명창 박지윤 스승에게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인 판소리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박지윤 스승에게 지도를 받으며 판소리 연습에 매진했던 김리원 학생은 올해부터 무대에 오르며 명창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김리원 학생은 “금요일마다 광주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이 너무 기대된다. 판소리를 하는 게 너무 좋고, 특히 고음을 낼 때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며 “판소리 외 민요나 가야금 같은 다른 국악에도 관심이 많다”며 판소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처럼 판소리를 향한 애정이 커서일까, 지난 6월 24일과 25일 이틀간 열린 제20회 숲쟁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판소리 부문에 참가한 김리원 학생은 춘향가 이별가 중 한 대목을 불러 판소리 부문 7명의 심사위원 중 6명이 99점, 1명이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며 예선과 본선 모두 1등을 차지하면서 장원을 수상했다.

김리원 학생은 “소리를 갈고 닦아 박지윤 선생님 같은 명창이 돼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도, “이별에 대한 이야기라 어려웠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상상을 하면서 감정을 이입했다. 안정적인 고음이 특기라서 클라이맥스가 인상적으로 구성된 대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판소리 완창의 꿈 달린다

판소리 소리꾼을 향한 김리원 학생의 꿈은 특별하다. 흔히 충남도는 판소리의 불모지로 불린다. 충남도에는 경기민요를 부르는 명창이 많지만, 판소리를 배울 예술학교가 없다. 이 때문에 김리원 학생은 충남도 판소리계의 새싹을 피워내는 보석 같은 존재다.

제20회 숲쟁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수상한 원당초등학교 김리원 학생. ⓒ정택원
제20회 숲쟁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수상한 원당초등학교 김리원 학생. ⓒ정택원

어머니 박혜정 씨는 “아이가 국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한껏 재능을 갈고 닦을 수 있도록 서울로 상경하거나, 소리의 고장인 전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라며 “판소리 불모지인 충남에서도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며 아쉬움 또한 드러냈다.

앞으로 판소리 소리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김리원 학생에게는 철저한 목관리와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판소리는 창자가 북장단에 맞춰 서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통음악으로 민요와 다르다. 이 때문에 판소리를 특정 대목을 중심으로 부를 수 있지만, 완창을 해야 한다면 휴식 시간을 포함해 6시간 이상 무대에서 소리를 내야 한다. 소리의 마라톤이나 다름없다.

어머니 박혜정 씨는 “아직은 목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없다”라며 “다만, 앞으로 계속 판소리를 하고 싶다고 하면 목 관리라던가, 몸 상태로 인해 소리를 못 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리원 학생의 강점은 고음이다. 청아한 성음과 명료한 발음 그리고 힘들이지 않는 고음으로 듣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김리원 학생. 이에 앞으로 많은 사람에게 판소리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청아한 판소리를 완창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김리원 학생은 “고음을 낼 때 배에 힘을 꽉 주고 하는데, 높은 음을 내고나면 속이 뻥 뚫리듯 시원함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많은 무대에 올라 판소리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싶다. 많이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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