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현수
밤새 쏟아 붙던
장맛비가 그치고
구름이 하늘을 감싼 아침
아내는 양동이를 들고
들깨 모를 뽑으러 밭으로 가고
나도 장화 신고 뒤따른다
한 양동이 들깨 모를 들고
밭으로 가서
나는 서너개씩 떼어주고
아내는 쪼그려 앉아 열심히 심는다
날씨는 우리몸을 짖누르듯
찌는 날씨를 선사하니
몸속의 일부였던 땀이
내 몸속에서 빠져나와
얼굴과 온 몸을 적시고
안스러운 마음에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니
얼굴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고
장맛비 내리듯 굵은 땀이
얼굴을 타고 흐른다
당진신문
dj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