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종영

박종영 ⓒ당진신문
박종영 ⓒ당진신문

틀에갇힌지구가궤도에서벗어났다
재봉선을따라순항중인아버지
졸음이쏟아지는난로앞
옷소매단추를다는엄마
칼날주름잡는다림질은항상내몫이다
꼼지락거리던졸음은천정에서쏟아져내렸다
누빈구름이허리춤에걸리면
천들이다림질에다리를쭉쭉펴고
뿌연연기를뿜어대며신속하게달린다
잠의끝선을초롱초롱한눈망울들이쫓아간다
손길이스칠때마다곧게펴지는나른한길
인기척이개의귀를쫑긋세운다
속살이훤히비친안개속
터진실밥위로누군가걸어온다
잠가도잠기지않는잠의수도꼭지
벽면을따라내게다가오는늪은항상지느러미였다
두팔을벌리고벼랑끝에서날개를펴고항해를하는아버지
의문이자라는공간
양복천위에서단추가엄마를뜯어내고있다


약력

‘17 「시와 정신」 신인상 등단, 시와 정신회 회장. 충남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 시집 : 『서해에서 길을 잃다』, 『우리 밥 한번 먹어요/ ’17올해의 문학인 선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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