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환 국민연금공단 홍성지사장

최문환 국민연금공단 홍성지사장.
최문환 국민연금공단 홍성지사장.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는 5월 24일 2기 첫회의를 시작하는 등 ‘2기 활동’에 들어가면서 다시금 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국회와 정부는 명확한 연금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의 화두는 단연코 “연금개혁”이다.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 한 푼도 못받아”, “매월 18만원 내고도 연금 한 푼 못 받을 수 있다니 걱정스럽다.” 라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줄 수 없으니 정부는 연금개혁을 하자고 하는 것인가?

정답은 “아니다”이다. 기금이 소진됐다는 이유로 연금을 주지 않는 나라는 역사에 없기 때문이다. 재정파탄을 겪은 그리스는 GDP의 15% 정도를 연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심지어 전쟁의 포화속에 있는 우크라이나도 연금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금이 없으면 필요한 돈을 보험료로 걷고 모자라는 부분은 세금으로 보충하여 연금을 지급한다. 이것이 연금제도를 오래전부터 시행해온 국가들의 연금지급방식인 부과방식이다.

또한 연금 지급은 국가에 책임이 있다. 국민연금법 제3조의 2에는 “국가는 이 법에 따른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국민연금법 조항에 국가의 책무을 규정해 놓고 있는데 이 조항에 따라 국민연금은 기금이 소진되더라고 국가에서 책임지고 지급한다는 의미다.

연금 고갈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도 실제로 연금 수익률이 타기금보다 낮은 것도 아니다.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한 2008년부터 2022년까지의 15년간의 장기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우리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5.1%로 양호하다.

또한, 국민연금은 본인이 납부한 금액보다 더 많이 받는 장점이 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율이 9%인 반면 가입자가 40년 동안 가입할 경우 소득대체율이 40%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OECD 보험료율 평균이 18.3%이고 소득대체율이 42.2%인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낸 것 보다 많이 받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다만, 가입연령부터 정상 퇴직연령까지 40년을 채우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소득대체율 설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해외 주요 연기금 장기 수익률 비교(15년간, ’08년∼’22년)
해외 주요 연기금 장기 수익률 비교(15년간, ’08년∼’22년)

그렇다면 연금개혁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 이 역시 정답은 “아니다”이다. 지속가능한 연금을 만들기 위해 연금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연금 재정안정 대책이 늦어질수록 청년세대의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국민연금의 급여 지출도 급증할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인구비중이 높은 기성세대가 은퇴 전에 청년세대와 보험료를 나누는 것은 세대 간 공정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청년세대의 노후 소득보장 기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38.9%로 OECD 평균 13.5%의 약 3배 수준으로 최고 수준이다.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미래세대 소득대체율도 높지 않을 전망이므로 급여 보장성을 강화하여 청년세대의 노후 빈곤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연금개혁을 밀어붙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지율도 바닥이다. 그만큼 연금개혁은 인기없는 정책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듯이 어떤 형태의 연금개혁을 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환영받기는 어렵다. 인기없는 정책이라고 해서 정책 추진을 멈춰서는 안된다.  

우리가 청년세대와 소통하고 세대 간 양보하면서 신뢰를 쌓는다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 수 있다. 정부도 국회도 아닌 우리가 연금개혁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정부와 국회가 각종 위원회를 통해 연금 개혁안에 대해 준비중이다. 우리가 이런 흐름에 타인이 아닌 나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관심을 가진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연금개혁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공단 또한 대학생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강의 등 연금 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층 또한 먼 미래의 일이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해 본다.

정부도 “인기없는 일이지만 연금개혁은 반드시 해낸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연금은 우리의 행복한 노후를 책임지는 마지막 보루이면서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존재이다.

노후 생활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을 제대로 만들어보자 우리는 35년간 지속해온 국민연금 제도의 역사와 우리의 호기심을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금개혁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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