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민 고통 함께 해결하기로 합의
공동방제비·상토 보조금 예산 편성 등 약속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당진 농민들의 생존권보호를 위해 공동방제비와 벼 상토 보조금 예산을 증액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당진시농민회는 볏값 폭락과 농자재값 폭등,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농민들의 한숨 소리는 깊어지지만, 정작 정치권에서는 농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실질적 대책 마련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당진시청 앞에 수십 개의 볏가마를 쌓고,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관련기사:“텅 빈 들판 채운 농민의 한숨..누굴 위한 공직자인가”, 1434호)

이후 당진시농민회와 당진시는 농민들의 경영 문제 해결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논의를 해왔고, 지난 7일 드디어 합의에 이르렀다.

주요 합의 내용에서 당진시는 △공동방제비 추경예산 8억원 증액 △벼 상토 보조금 3억원 증액 △농민 생존권 보장 위한 비료값, 유류값 인상분 지원 등 요구사항에 대한 예산 확보시 5월 추경 또는 내년 본예산에 최우선 반영 △농업단체간 형평성에 따라 균등 지원 △전국쌀생산자협회 당진시지부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당진시 여성농민회 농업단체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당진시와 당진시농민회는 지역 농업농촌의 평등한 발전과 농민들 생존권보호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천막농성 66일만인 지난 8일 당진시농민회는 천막과 적재된 쌀을 철거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은 “당진에 선출 공직자들은 농민 일침과 고통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천막농성을 했던 것”이라며 당진시를 규탄했다. ⓒ지나영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은 “당진에 선출 공직자들은 농민 일침과 고통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천막농성을 했던 것”이라며 당진시를 규탄했다. ⓒ지나영

김희봉 회장은 “혹한기에도 6~70대 고령의 노인들이 천막농성을 이어갔다. 농민도 인간이고,  사람답게 대접받을 권한이 있는데, 정작 공직자들은 농민의 일침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오성환 시장과 만나서 합의를 했지만, 우선 시에서는 농민회의 신뢰 회복을 우선으로 해야 하며,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농성을 중단했지만, 결코 멈춘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당진시의 입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후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진시농민회는 “당진시농민회는 역대 정권의 친기업 개방농정을 통한 농업 말살, 농촌소멸, 농민 무시의 농정으로 촉발된 농축산물값 폭락과 농자재값, 유류비 폭등 그리고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적자에 대하여 생산비 보장을 요구했다”며 “이에 농민회는 생산비가 보장되는 벼수매가와 폭등한 농자재값은 물론 30% 넘게 감소한 벼생산량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며 천막농성 투쟁을 60일 넘게 전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월 6일 당진시와 농민회는 논의 끝에 일부 의견 일치에 이르렀고, 농민의 재정적 고충해소를 해결하기 위해 7가지 사항의 의견 일치를 바탕으로 시청앞 천막농성과 적재된 나락을 철거하기로 합의했다”며 “비록, 투쟁의 결과는 미흡한 성과이지만, 향후 당진시와는 농정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당진시농민회는 당진시에 대한 선입견을 지양하고 중소규모 농업농촌 농민을 위한 실질적이고 발전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실천하는 공직자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당진시와 오성환 시장이 약속을 어기고 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농민회는 언제든지 시민들과 함께 더 큰 투쟁력으로 대응할 것이다. 천막농성을 사수해준 농민회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당진시농민회는 적재했던 쌀과 천막농성을 치웠으며, 2월 8일 당진시청 앞에는 소들섬 천막 농성장만 남았다.

지난 8일 당진시농민회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나영
지난 8일 당진시농민회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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