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 제 각각 학교 돌봄에 발 동동
기관 방학돌봄은 하늘의 별 따기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당진시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방학을 진행한다. 약 한 달간의 초등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맞벌이 가정은 자녀를 맡길 곳을 찾는 돌봄 난민이 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당진신문 김진아 PD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당진시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방학을 진행한다. 약 한 달간의 초등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맞벌이 가정은 자녀를 맡길 곳을 찾는 돌봄 난민이 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당진신문 김진아 PD

#1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둔 이모 씨는 맞벌이 가정이다. 학교에서 5일 동안 진행하는 캠프 외에 여름방학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직 저학년인 남매만 집에 두고 일을 나갈 수도 없고, 주변에 부탁할 수 있는 가족도 없어 지역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기관을 찾아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2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조모 씨는 학교에서 돌봄을 하지만 2주밖에 운영하지 않아 2주간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야 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방학 돌봄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1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고, 대기번호가 10번대를 넘어서 포기한 상태다. 여름방학은 휴가를 내고 지인에게 부탁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사실 기간이 긴 겨울방학이 더 막막하다. 

#3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는 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여름방학 돌봄을 진행하고 있어 학교 돌봄을 이용할 수 없다. 우선 오전에는 남매 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자녀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오후에는 학원 두 곳을 보낼 생각이다. 김모 씨는 방학 동안 아이들을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속상하고 미안하다.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당진시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방학을 진행한다. 약 한 달간의 초등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맞벌이 가정은 자녀를 맡길 곳을 찾는 돌봄 난민이 된다.

각 초등학교는 여름방학 기간 학교의 상황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여름방학 돌봄을 진행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캠프 형식의 짧은 돌봄교실, 오전 시간에만 진행하는 돌봄교실, 방학 중 2주간만 진행하는 돌봄교실 등 맞벌이 가정을 배려하지 않는 돌봄교실을 운영하면서 맞벌이 부부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다.

특히 대부분의 초등학교 돌봄이 저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면서, 고학년 맞벌이 가정은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아직은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비애다.

이같은 학교 돌봄과 관련해 당진시교육지원청 권진희 교육혁신팀장은 “학교별로 수요조사를 통해 돌봄 기간이나 시간, 인원 등을 달리 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각 학교마다 교실 여건, 돌봄 전담 교사 채용 등의 어려움으로 많은 인원을 신청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돌봄은 지역의 기관이나 마을 단위 공동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돌봄을 이용할 수 없게 된 맞벌이 가정은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지역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기대해보지만,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적어 이마저도 신청하기 어려워 애가 탄다. ⓒ당진신문 김진아 PD
학교 돌봄을 이용할 수 없게 된 맞벌이 가정은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지역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기대해보지만,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적어 이마저도 신청하기 어려워 애가 탄다. ⓒ당진신문 김진아 PD

기관의 방학돌봄, 대기만 40명

학교 돌봄을 이용할 수 없게 된 맞벌이 가정은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지역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기대해보지만,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적어 이마저도 신청하기 어려워 애가 탄다. 당진시건강가정센터에서 운영하는 여름방학 돌봄 교실 제한 인원은 30명이다보니  그 안에 들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실제로 10시간이라는 긴 보육 시간과 점심과 간식 해결,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이 제공되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여름방학 돌봄은 40명의 대기 가족이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 외에도 맞벌이 가정을 위해 북부사회복지관에서는 늘품교실, 신평과 대덕의 꿈도담터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 곳은 1년 단위로 참여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어 여름방학 기간동안 돌봄을 원하는 맞벌이 가정은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시간제·종합형 돌봄서비스도 있지만, 유형에 따라 본인 부담 금액이 발생하기에 맞벌이 가정은 돌봄 지원 부재라는 현실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당진어울림여성회 오윤희 회장은 “코로나 이후 아이들의 돌봄문제는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 문제라는 인식이 매우 커졌고,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의 역할과 책임성 또한 그만큼 커졌다”면서 “형식적이고 실적 쌓기용이 아닌 실질적인 돌봄요구 해결에 대한 답을 공적 영역에서 내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의 돌봄 지원에 대한 욕구는 높으나, 수요만큼 공급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각 기관마다 다른 형태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돌봄 정책 관리 총괄의 필요성 또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로 맞춤형 돌봄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현재 송악에 다함께돌봄센터가 건립 중이며, 양육 공백을 돕기 위해 돌봄 지원을 해주는 기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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