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미-김대건 신부 200주년 기념시

이종미 ⓒ당진신문
이종미 ⓒ당진신문

허공을 가르는 저 손
잡초 속에 몸을 세운 외로운 줄기
의지 없는 흔들림에 마음이 간다
오랜 시간 버려진 언덕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허공에서 
한줄기 초록으로 생을 잇는 저 손
몇 차례 흩뿌린 빗방울과
절망의 허공을 채우는 바람 있어 다행일까
좁고 기다란 절벽일지라도
한 줌 흙을 의지하여
연초록 생명을 무덕무덕 피웠다
장마 중에 틔운 숨결 자라
지천에 찍은 아기 손톱 같은 희망
수백 수천 송이가 모여서 이루는 춤사위란
푸른 절벽에 쓴 하얀 시다
결코 혼자의 삶이 아닌
수천 개의 손을 잡고 쓰는 생명의 시다 


이종미

충남 논산출생
‘08 '지구문학' 시 등단
수필집 「그 여자 쥑이기」
한국문인협회원
당진수필문학회장
당진문화원향토문화연구원
당진문화원 문예창작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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