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석 달째”... 4년간 당진 실종 치매노인 78명
“실종 석 달째”... 4년간 당진 실종 치매노인 78명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11.27 17:00
  • 호수 138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9월 기준 당진시 실종 치매 노인 9명...1명은 석 달째 발견 안돼
치매 노인 각종 사고나 범죄 노출에 쉬워...“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9월 3일 당진경찰서로 다급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접수자는 석문면 통정1리에 치매를 앓고 있는 A씨(90대, 남성)의 가족이었다. 신고 당일 오후 집 인근에 위치한 요양센터에서 걸어서 집으로 가겠다고 센터를 나선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애를 태웠다. 

경찰은 즉시 마을 인근에 설치된 CCTV를 살폈고, 오후 5시경 A씨가 석문단지로 향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거주하는 집 주변을 시작으로 석문면 주택단지 일대와 산업단지 등을 경찰견 및 드론 등을 투입해 샅샅이 수색했지만, A씨의 소재를 찾지 못했고 현재 석 달이 다 되도록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석문면 통정1리 인치영 이장은 “어르신이 실종된 이후 경찰과 소방서에서 인근 주변을 모두 찾았지만,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 크다”면서 “금방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못 찾고 있으니 저도 마음이 심란하고 큰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우려했다.

2021년 9월 기준 당진시에 등록된 치매 환자는 3,295명으로 이 가운데 만 75세 이상의 치매 노인 수는 2,843명이다. 이는 당진시 75세 이상 인구(13,299명)의 21.4%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치매 노인의 수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매년 실종신고도 잇따르고 있지만 다행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진경찰서가 공개한 치매 노인 실종 신고접수 및 발견현황에 따르면 △2018년 28건 △2019년 19건 △2020년 22건 △2021년 10월까지 9건(미발견 1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번 통계에는 치매 노인이 무사히 발견됐는지, 혹은 사망자로 발견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당진시보건소 치매안심팀 관계자는 “예전보다 치매 환자를 관리하는 체계는 더욱 강화됐다. 우선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경찰과 소방당국에서 수색을 하고 있으며, 저희 보건소에 등록된 치매 환자인지 확인하고 GPS나 위치를 추적하는 기기를 소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면서 “위치추적기를 소지한 어르신은 이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A어르신처럼 스마트지킴이가 없는 경우에는 CCTV나 평소 자주 다니는 곳을 위주로 수색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예전과 다르게 치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고, 이에 따른 가족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늘어나면서 아무래도 치매 노인 실종도 점차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도 “그러나 치매 노인이 실종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시면 다행이지만, 안타까운 소식도 많이 들린다. 평소에는 잘 다니던 길도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도 많은 만큼 주위에서 치매 노인을 향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에 노출된 치매 노인

이처럼 치매노인의 실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각종 사고나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종 기간이 지체될수록 치매 노인을 발견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수색범위도 넓어지고 치매 노인의 생사도 보장하기 힘든 만큼 골든타임 내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2월 치매 기운을 보였던 90대 남성 어르신 B씨(정미면)가 서산 운산면 고풍저수지 인근에서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B씨의 위치를 확인해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된 지 나흘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었다.

이후 당진시와 당진시보건소를 치매 노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지킴이 보급을 확대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이다.

당진시보건소 치매안심팀 관계자는 “지난해 정미면 어르신이 서산 운산면에서 실종되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 이후로 치매 노인 실종에 대한 당진시의 대책도 달라지기는 했다”면서 “우선 골든타임 내에 치매 노인을 찾기 위해서는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부터 당진시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지킴이를 비롯한 배회어르신 인식표 등을 가족에게 권장하고 예전보다 많이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치매 노인은 돌발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평소에 괜찮다고 안심할 수 없다. A어르신의 실종도 ‘그동안 괜찮았으니까’라는 안도감으로 시작된 안타까운 사고”라면서 “당진은 지역 특성상 수도권과 다르게 마을에 오래 거주하는 어르신이 많아서 서로 얼굴을 알고 사정을 잘 아니까, 동네 치매 노인이 길을 걸어가면 한 번 쯤은 어디 가시냐고 물어보거나, 혹시라도 집 주변을 배회하는 것처럼 보이면 곧바로 신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