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와 반딧불이 사는 당진 대호지면 장정리
가재와 반딧불이 사는 당진 대호지면 장정리
  • 이석준 기자
  • 승인 2021.09.11 16:30
  • 호수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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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 최규범 대호지면 장정리 이장
“고래샘에서 시작된 1급수 개천...마을 환경 보존해야”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장작골, 야차골, 진마루, 점말, 우무실, 매골, 가루고개, 도당골, 분터골, 정주말, 우무실 등 26개의 특색 있는 이름을 가졌던 당진 대호지면 장정리 마을은 일제강점기에 장정리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최규범 이장은 “일제가 마을 이름을 (마을 모양이)길고 우물이 있다는 뜻의 장정리로 바꾸긴 했지만, 이후로도 한참 동안 주민들은 원래 마을 이름을 사용했다”며 “비록 지금은 사람이 사는 마을이 절반이 채 안 되지만, 아직까지도 100여 세대, 200여 명의 주민이 화합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리 마을은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여름에도 마르지 않는 자연 샘물에서 시작된 마을 개천에는 다슬기를 비롯해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가재가 살고 있고, 밤이면 반딧불이가 풀숲을 환하게 밝힌다. 곳곳이 개발되고, 도시가 점점 확대되는 상황에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은 흔치 않다.

최규범 이장은 “오래전 에버랜드(당시 자연농원)에서 원예사로 일했던 어르신께서 은퇴 후 고향인 장정리 마을에 내려와 꽃과 나무를 아름답게 가꿔 놨었다. 얼마나 잘 가꿔놨는지 주민들이 너도 나도 원예 방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며 “어르신께서 흔쾌히 주민들에게 꽃과 나무를 가꾸는 법을 알려줬고, 그 결과 지금도 마을 곳곳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많다”고 말했다.

고래샘.
고래샘.

장정리 마을 안쪽에는 고래샘이라는 자연 샘이 있는데 샘물의 양이 고래 등에서 나오는 물처럼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큰 가뭄이 들어도 고래샘이 마른 적은 없다고 한다. 지금은 대청호의 물을 끌어와 농업용수로 이용하지만, 이전까지 일대의 농업용수는 고래샘의 물을 사용했다. 

최 이장은 “우리 마을은 고래샘 덕에 농사걱정은 안하고 살았었다”며 “고래샘에서 시작된 개천은 1급수로 가재 서식지로, 마을에서 고래샘으로 이어지는 길은 장미, 코스모스, 수세미 등 다양한 식물을 가꾸고 있어 여름이면 사람들이 종종 찾아온다”고 말했다.

또한 “원래는 마을 일대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태체험, 자연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체 중인 상태”라며 “당진 내에 가재와 반딧불이가 사는 마을이 거의 없는 만큼 마을 주민 모두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장정리 마을의 걱정거리는 마을 회관 앞 도로에 덤프트럭이 자주 왕래해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가 없는 도로를 지나는 어르신 옆을 덤프트럭이 지나는 아찔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장정리마을 앞 4.4만세로를 지나는 덤프트럭.
장정리마을 앞 4.4만세로를 지나는 덤프트럭.

최 이장은 “마을회관 앞 도로는 인도가 없는 지방도로인데, 할머니들이 회관으로 오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도로다”라며 “대호지면 안쪽에는 석산이 있어 토석을 실은 덤프트럭이 마을 앞 도로를 지나는데, 덤프트럭 도로 가에 바짝 붙어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하도 사고가 발생하니, 시에 건의해 도로 양옆으로 1m 정도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갓길을 만들어놨는데, 이게 관리가 잘 안되다 보니 여름이면 넝쿨이 금방 덮어버려 사람이 다닐 수 없게 된다”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에서 주기적으로 도로 옆 갓길을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