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백종서 우강면 소반리 이장
낚시객들 쓰레기 무단투기 등 환경훼손 우려 커...“쓰레기양 상당”
소들섬 철탑 논란 “송전선로 반대 아닌 일부 지중화 요구하는 것”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소반리 마을은 소들강문 평야에 위치해 있다. 그중 주변보다 고도가 약간 높은 마른땅에 마을이 위치해 있으며 해발고도는 10m를 넘지 않는다.

소반리 마을의 토박이인 백종서 이장은 “1979년 삽교호 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삽교천의 물을 이용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 후 마을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주민들은 지금도 자발적인 하천 감시활동을 나서는 등 삽교천 일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깨끗하게 보전하려는 의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듯 삽교천 일대의 환경을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반리 마을은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 지난 2018년 남원천이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낚시객들이 삽교호 제방을 따라 낚시를 하며 갈대 식물을 훼손하고,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등 환경훼손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백종서 이장은 “낚시금지구역을 피해 제방을 따라 삽교천 일대까지 넘어온 낚시객들이 낚시만 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을 피워 취사도 하고, 하천 구석에 쓰레기도 버리고 가면서 하천 일대에 지저분한 곳이 많아졌다”며 “버리고 가는 쓰레기의 양도 상당해 결국 주민들이 쓰레기를 치우러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삽교호 제방 옆 텐트와 쓰레기.
삽교호 제방 옆 텐트와 쓰레기.

또한 “삽교호 제방 따라 구축된 자전거 도로는 그늘이 전무해 일부 구간이라도 주변에 벚나무를 심는 등 정비한다면, 많은 주민이 삽교천과 소들섬 일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에 지속적으로 사업을 건의 중으로 일부 구간이라도 시범적으로 사업을 시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반리 마을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따로 있다. 아름다운 환경을 자랑하는 삽교천과 소들섬 일대를 관통하는 철탑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한전에 수년간 지중화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경찰이 송전철탑 건설 현장에서 벼 훼손을 막아선 농민들을 대규모 연행해 논란이 됐다.

백종서 이장은 “한전 측은 주변 지역과 형평성, 비용문제를 거론하며 꿈적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찰이 공사 강행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무참히 연행하는 충격적인 일도 발생했다”며 “농민들은 송전선로 자체를 반대하거나 보상금은 원하는 것이 아니며 다만 삽교천과 소들섬 일대의 아름다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일부 구간을 지중화해 달라는 것이다. 이 요구가 주민들을 무참히 연행할 정도로 잘못된 요구인가”라고 토로했다.

삽교천 인근 습지와 소들섬
삽교천 인근 습지와 소들섬

또한 “헌법 35조를 보면 ‘국가와 국민은 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틀림없이 명시돼 있다”며 “30~40년 전 군사정권이라면 이러한 조항을 무시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 개발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국가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번 철탑을 건설하고 환경을 훼손하면 다시 회복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며 “소들섬과 삽교천 일대에 철탑을 세우는 것이 아닌 지중화를 통해 환경을 보존하고 장기적으로 당진시민들을 위한 생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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